2025.07.23(수)

야구

[마니아포커스]'제2의 이승엽'은 과연 누가?

2021-08-04 08:47

13년만에 올림픽 무대 준결승전에서 마주친 운명의 한일전에서 선발로 나설 고영표[연합뉴스]
13년만에 올림픽 무대 준결승전에서 마주친 운명의 한일전에서 선발로 나설 고영표[연합뉴스]
'제 2의 이승엽이 탄생하나?'

경기 종목에 관계없이 한일전은 긴장이 흐른다. 그리고 승패는 마지막까지 점칠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하다. 경기 종료를 선언할 때까지 한순간도 마음을 놓기 어렵다.

그래서 한일전에서는 언제나 '국민적 스타'가 탄생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13년만에 한일 야구가 올림픽 무대에서 맞붙는다. 더블 일리미네이션이라고 이름 붙인 도쿄 올림픽 녹아웃 스테이지 승자 준결승전이다. 승리하면 최소한 은메달을 확보하고 패하면 패자전에서 다시 한번 결승에 올라 갈 수 있는 기회를 노려야 한다.

한일야구를 이야기하면 국민타자 이승엽(현 SBS 해설위원)을 빼놓을 수 없다.

올림픽 무대에서 이승엽의 활약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선전에서 10회 연장끝에 일본에 7-6으로 힘겹게 승리를 한 한국은 3~4위 결정전에서 한국은 구대성의 완투와 이승엽의 8회말 극적인 2타점 2루타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8회에 역전 2 홈런을 날린 이승엽이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8회에 역전 2 홈런을 날린 이승엽이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최대 압권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었다. 한국은 본선 예선 라운드에서 김광현 윤석민의 호투로 일본을 5-3으로 누른 뒤 준결승전에서 다시 일본을 만났다.

이전까지 이승엽은 22타수 2안타에 그치면서 지독한 부진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8회에 승부를 뒤집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한일전 '약속의 8회'가 또다시 연출된 순간이면서 동시에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이 4연승으로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순간이기도 했다.

4일 오후 7시 한국과 일본의 승자 준결승전에서는 고영표(kt)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를 마치고 올해 KBO 리그로 복귀한 고영표는 14경기에서 86이닝을 던지며 7승4패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했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지난달 31일 미국과의 오프닝 라운드 2차전에 선발로 나와 4⅔이닝 4피안타(2피홈런) 1사구 6탈삼진 4실점했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4회와 5회에 잇달아 홈런을 허용해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즈의 에이스로 5년차인 야마모토는 올시즌 16게임 113⅔이닝을 던져 9승5패, 평균자책점 1.82, WHIP 0.95를 기록중이다. 150㎞가 넘는 빠른 볼에다 포크볼 최고 구속이 144㎞나 된다.

한국 대표팀은 2019년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8회에 불펜으로 나선 야마모토와 한차례 맞붙은 경험이 있다. 이때 우리 타자들은 삼진 2개를 당하며 공 8개에 허무하게 물러서고 말았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도 야마모토는 오프닝 라운드 도미니카공화국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한국은 1승1패로 오프닝라운드를 마친 뒤 맞은 녹아웃 스테이지 1차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9회 역전극을 일궈내면서 타격이 살아나기 시작해 2차전에서는 홈런 2개를 포함해 18안타를 터뜨리며 이스라엘을 11-1. 7회 콜드게임으로 눌렀다.

나란히 홈런 2개씩을 날린 김현수(왼쪽)와 오지환
나란히 홈런 2개씩을 날린 김현수(왼쪽)와 오지환
이렇게 4차례 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국은 팀타율 0.329(140타수 46안타) 22타점 5홈런으로 일본의 0.290(107타수 31안타) 18타점 3홈런에 앞선다. 또 팀 평균자책점도 3.44(34이닝 13자책점)로 일본의 4.18(28이닝 13실점)보다 낫다.

이동안 한국은 김현수가 홈런 2개를 포함해 18타수 8안타(타율 0.444) 5타점을 올린 것을 비롯해 박해민 14타수 6안타(타율 0.429) 3타점, 허경민 15타수 6안타(타율 0.400)로 4할대가 넘는 타자만 3명이며 이스라엘전 4타수4안타로 타격감을 끌어 올린 강백호도 0.357(14타수5안타)을 기록하고 있다. 또 오지환은 타율은 0.286(14타수 4안타)에 그쳐 있지만 알토란같은 홈런 2발을 터뜨리며 5타점을 올렸다.

다만 이정후가 17타수 4안타(타율 0.235)에다 주포 역할을 해 주어야 할 오재일은 0.214(14타수3안타), 양의지는 0.143(14타수2안타)으로 아직 제대로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때 지독한 부진에 빠져 있었으나 결정적인 홈런을 날린 이승엽처럼 이번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제2의 이승엽'이 탄생할 수도 있다.

일본의 심장부인 도쿄에서 벌어지는 올림픽 한일전, 또 다른 스타 탄생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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