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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신선한 충격 안긴 kt의 선두 행진①2021시즌 KBO 리그 전반기 되돌아 보면

2021-07-14 09:46

2021시즌 KBO 리그가 올림픽 브레이크 일주일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전격 중단되면서 30게임이 뒤로 미루어졌다. 여전히 KBO 리그의 중단에 따른 책임 소재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각 구단들은 8월 10일 다시 열리는 후반기 시즌을 앞두고 훈련에 돌입했다.

2021시즌 프로야구 전반기에서는 막내 구단 kt가 유일하게 6할 승률을 유지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1시즌 프로야구 전반기에서는 막내 구단 kt가 유일하게 6할 승률을 유지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1시즌 전반기의 가장 큰 특징은 역대급 상위권 순위 싸움이 벌어진 가운데 지난해 통합우승팀 NC와 준우승 두산이 중위권으로 밀려나고 막내구단인 kt가 선두로 나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물론 kt가 지난해 정규리그 2위에 오른 만큼 선두로 나서지 못할 이유는 없지만 올시즌에는 지난해 타격 4관왕으로 최고 활약을 펼쳤던 멜 로하스 주니어의 공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제로 시즌이 시작되기 전 kt가 5강에 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린 일부 전문가도 있었다.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kt의 저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10게임을 지난 이후 단 한차례도 5위권 이하로 벗어난 적이 없었다. 5월 20일 우천으로 두산전이 중단되었을 때는 2017년 4월 10일 이후 무려 4년만에 정규리그 1위에 올랐으나 그때만 해도 그냥 한차례 지나가는 바람 정도로 여겼다. 그러나 kt의 바람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 6월 25일 이후로 지금까지 단독 선두다.

여기에 현재 유일한 6할 승률(45승 30패, 승률 0.600) 팀이다. LG(43승32패)와 삼성(45승34패1무)에 2게임차로 앞서 있어 후반기가 시작되어도 당분간은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팀 타율 5위(0.269), 팀 평균자책점 2위(4.15)로 투타가 조화를 이루었고 삼성(26승16패, 0.619)에 이어 홈 승률 2위(24승15패, 0.615), 원정 승률 1위(21승15패, 0.583)로 홈이나 원정에서 모두 강한 면모를 보인 것도 선두를 지킨 요인이었다.

고영표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해 2년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kt의 국내 에이스로 발돋움하며 선두 견인에 발판이 됐다.
고영표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해 2년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kt의 국내 에이스로 발돋움하며 선두 견인에 발판이 됐다.
마운드에서는 여전히 이닝이터 역할을 해주고 있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다 사회복무요원에서 복귀한 고영표의 공이 컸다.

데스파이네가 18게임가운데 13게임에서 퀄리티스타트를 하며 8승6패를 거두었고 고영표는 14게임 가운데 무려 12게임 퀄리티스타트로 7승(4패)을 올리며 배제성(6승4패)과 소형준(3승3패)을 이끌었다. 2년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kt의 국내 에이스로 우뚝 선 고영표는 이제 2승만 더 보태면 자신의 시즌 최다승 기록을 경신하면서 커리어하이 시즌을 맞게 된다.

여기에 둘쑥날쑥한 경기력으로 2승3패에 그쳤던 윌리엄 쿠에바스도 6월 25일 한화전에서 행운의 5회 강우콜드게임으로 완봉승을 따낸 뒤부터 완전히 다른 '짠물투수'로 변모해 3연승을 한 점은 후반기에도 큰 기대를 걸게 하기에 충분하다.

불펜도 무리가 없었다. 김재윤(4승1패20세이브)이 확실한 마무리로 제몫을 다해 주었고 지난해 홀드왕 주권(3승2패12홀드)과 김민수(3승2패11홀드), 그리고 롯데서 유니폼을 갈아 입은 11년차 베테랑 박시영(1승4홀드, 평균자책점 1.06)이 이강철 감독을 만나 새롭게 꽃을 피우고 있다.

4할대를 오르 내리며 kt 타선을 이끌고 있는 강백호의 안타 세러머니
4할대를 오르 내리며 kt 타선을 이끌고 있는 강백호의 안타 세러머니
타선에서 로하스의 공백도 크게 느끼지 못했다. 로하스의 대체로 영입한 조일로 알몬테가 기대에 못 미쳤지만 4할대를 오르내린 강백호(0.395)에다 베테랑인 황재균(0.315)과 유한준(0.301)의 활약은 팀 타선의 활력소가 됐다. 배정대(0.278) 심우준(0.271) 등 중견급 타자들도 돋보였다.

후배 투수들을 다독이며 팀을 이끌어 나가는 베티랑 포수 장성우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장성우는 비록 타율은 2할 3푼대에 머물고 있지만 결승타를 무려 7차례나 날리는 클러치 능력을 보여 주었다. 이는 강백호의 8차례에 이어 배정대와 함께 팀내 공동 2위다.

낮은 타율에도 불구하고 젊은 투수들을 이끌고 있는  포수 장성우는 결승타를 무려 7차례나 날리는 클러치능력으로  베테랑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낮은 타율에도 불구하고 젊은 투수들을 이끌고 있는 포수 장성우는 결승타를 무려 7차례나 날리는 클러치능력으로 베테랑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이제 외국인 타자로 알몬테가 퇴출되고 제러드 호잉이 후반기에 모습을 드러낸다. 호잉은 2018년 한화에 입단해 30홈런을 날리며 맹활약을 했으나 지난해 시즌 초반인 6월 22일 한화에서 방출되면서 미국으로 되돌아 가 올시즌 초반 잠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류현진과 잠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호잉이 제대로 kt에 녹아들어 2018~2019시즌의 한화 정도의 성적만 내준다고 해도 kt 타선은 더욱 매서워 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NC와 두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1군 선수단의 60% 이상이 밀접접촉자로 판명되었을 때 NC와 두산과의 6연전을 남겨 놓은 kt가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지만 NC와 두산의 리그 중단 주장에 이의없이 두 손을 들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의 약점을 틈타 선두를 지키기 보다 당당한 1위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구단은 설명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계기로 강팀의 이미지로 변모한 kt가 후반기에도 이러한 강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사상 첫 정규리그 1위에 오르는 마법의 한해를 보낼 수 있을지 지켜보자.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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