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6(토)

야구

[마니아포커스]똑같이 선발 마운드 붕괴된 SSG와 KIA, 선두권과 최하위로 극과 극 달려…타선 집중력, 특히 홈런에서 극명한 차이 보여

2021-06-21 10:42

SSG는 선발 마운드가 2명만 남긴 채 붕괴됐으나 '홈런군단'이란 말이 어울리게 주포들의 홈런포가 제대로 가동되면서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SSG는 선발 마운드가 2명만 남긴 채 붕괴됐으나 '홈런군단'이란 말이 어울리게 주포들의 홈런포가 제대로 가동되면서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똑같이 선발 마운드가 붕괴됐다. 그런데도 SSG는 상위권에 버티고 있지만 KIA는 최하위로 떨어졌다. 과연 무슨 차이일까?

SSG는 5월 말을 전후로 선발 3명이 모두 1군 무대에서 사라졌다. 외국인투수 아티 르위키가 옆구리와 가슴 근육 부상으로 5월 29일 한화전을 끝으로 올시즌 4경기만에 보따리를 쌌고 국내투수로 쌍두마차 역할을 맡았던 박종훈은 5월 28일 한화전, 문승원은 5월 30일 한화전 승리를 마지막으로 똑같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되고 말았다.

이 때문에 SSG의 남은 고정선발은 외국인투수인 윌머 폰트와 오원석, 2명 뿐이다. 나머지 선발 2자리는 정수민, 조영우, 양선률, 이태양, 김정빈 등이 번갈아 가며 맡았다. 시즌 시작과 함께 5선발로 낙점됐던 이건욱이 초반 3턴만 하고 어깨부상으로 이탈한 뒤 한달 보름만인 6월 5일 두산전서 복귀했으나 이마저도 2게임만에 부상이 재발하면서 선발에서 빠졌다. 그야말로 선발 마운드만 따지면 총체적인 난국이 아닐 수 없다.

2018년부터 전문적인 불펜투수로 돌아섰던 이태양이 지난 16일 전격적으로 선발로 나서 4년만에 선발승을 거두며 붕괴된 SSG 마운드에 힘을 불어 넣었다.[연합뉴스]
2018년부터 전문적인 불펜투수로 돌아섰던 이태양이 지난 16일 전격적으로 선발로 나서 4년만에 선발승을 거두며 붕괴된 SSG 마운드에 힘을 불어 넣었다.[연합뉴스]
이마저도 2020시즌 육성선수로 입단한 양선률은 1게임에 등판한 뒤 1이닝만에 3실점하는 부진으로 선발에서 빠졌고 2018년부터 불펜으로만 나섰던 이태양이 6월 16일 KIA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대체 선발로 나서 승리를 하기도 했다. 이태양의 선발로 나선 것은 2019년 4월 18일 kt전 이후 2년 2개월만이며 선발승을 거둔 것은 2017년 6월 18일 역시 kt전으로 무려 4년여 만이었다.

KIA도 마운드가 무너지기는 SSG와 마찬가지다.

미국으로 떠난 양현종의 공백을 상당부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외국인투수 다니엘 멩덴은 8게임에서 2승2패(평균자책점 4.03)를 한 뒤 지난달 26일 굴곡근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에이스인 애런 브룩스마저 초반 부진에 헤매다 2승5패(평균자책점 3.52)만 기록한 채 지난 1일 한화전 이후 오른팔 통증으로 마운드에서 사라졌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김유신은 4월 21일 LG전부터 선발로 나서고 있으나 올시즌 9게임에서 5연패에 빠져있다.[연합뉴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김유신은 4월 21일 LG전부터 선발로 나서고 있으나 올시즌 9게임에서 5연패에 빠져있다.[연합뉴스]
이에 임기영 김유신에다 고졸 신인인 이의리와 지난해 선발에서 올해 불펜으로 돌아섰던 이민우를 다시 긴급 선발로 호출하는 등 임시방편 선발진을 운영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16일 SSG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깜짝 선발로 나선 최용준이나 올시즌 9게임 불펜으로 나서다 13일 롯데전서 선발로 등판한 윤중현, 그리고 2년여만에 선발 무대에 선 차명진과 김정빈 등이 대체선발들이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5이닝을 넘기지 못했고 초반 실점의 악순환을 거듭했다.

이렇게 엇비슷하게 선발진들이 무너진 가운데서도 SSG는 6월에 8승8패로 5할 승률을 유지했으나 KIA는 5승11패(승률 0.313)에 그쳤다. SSG는 NC(7승9패)나 키움(7승11패)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린 셈이다. 그러나 KIA는 똑같이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롯데(10승8패)와 한화(8승10패)에도 훨씬 뒤쳐졌다.


올시즌 지표상으론 SSG와 KIA는 큰 차이가 없다. 팀 타율에서 SSG는 0.255로 7위, KIA는 0.253으로 8위다. 팀 평균자책점은 SSG 4.59점(7위), KIA는 5.50점(9위)으로 1점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일 현재 SSG는 선두 LG(38승28패)에 1.5게임차 뒤져 kt와 공동 2위(35승26패)인 반면 KIA는 10위(24승37패)로 떨어져 2007년에 이후 14년만에 꼴찌 전락을 걱정해야 할 정도가 되고 말았다.

문제는 바로 타선의 집중력이었다. 특히나 홈런 부문이 두드러졌다.

SSG는 주포인 최정(왼쪽)이 16호, 로맥이 15호 홈런을 날리는 등 한순간에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타선의 폭발력과 집중력으로 마운드 붕괴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연합뉴스]
SSG는 주포인 최정(왼쪽)이 16호, 로맥이 15호 홈런을 날리는 등 한순간에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타선의 폭발력과 집중력으로 마운드 붕괴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연합뉴스]
SSG는 3할 타자는 없지만 최정, 제이미 로맥, 한유섬, 추신수 등 두자릿수 홈런 타자가 4명이나 된다. 일발 장타로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힘을 가졌다. 전체 홈런수도 84개로 홈런 1위인 NC와 1개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게임당 평균 1.38개의 홈런을 날렸다. 지난 19일 한화의 에이스이자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민우에게 최정 한유섬 로맥이 3타자 연속홈런을 날리는 등 KBO 통산 3번째 4타자연속홈런을 날린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 달리 KIA는 홈런이 21개에 불과하다. 게임당 0.34개다. 최형우가 5개, 황대인과 프레스턴 터커가 각각 4개씩을 날렸을 뿐이다. 단숨에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카드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다 집중력도 떨어졌다. 지난 19일 잠실 LG전에서는 14안타로 단 2점을 얻는데 그치면서 잔루만 쌓는 결과를 낳았다. LG가 김현수의 만루홈런으로 9안타 7득점한 것과 비교되는 부문이다.

KIA의 주포 최형우는 안과질환에 이어 최근에는 햄스트링 부상까지 당하면서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LG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날린 최형우에게 동료들이 물세례를 하는 모습.[연합뉴스]
KIA의 주포 최형우는 안과질환에 이어 최근에는 햄스트링 부상까지 당하면서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LG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날린 최형우에게 동료들이 물세례를 하는 모습.[연합뉴스]
최근 4연패 동안 두 차례 영패를 당하고 나머지 2게임에서 5점만 얻을 정도로 심각한 타선 집중력 부재에는 중심타선인 최형우와 터커의 부진에다 나지완의 부상 공백까지 더해진 결과다. 최형우는 안과질환으로 5월 한달을 거의 빠졌고 최근 일주일 동안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SSG나 KIA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장기 휴식(7월 18일~8월 10일)에 들어가기 까지 앞으로 한달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1차 과제다.

SSG는 르위키의 대체 외국인투수인 샘 가빌리오가 7월 초에 합류하게 된다, KIA는 브룩스와 멩덴의 재활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고 최형우 나지완 류지혁 등 부상 선수들도 곧 복귀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휴식기간까지 24게임이 남아 있다. 장마를 감안하면 20게임 내외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나면 시즌도 종반으로 치닫게 된다. 과연 휴식기까지 두 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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