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니아 노트] 리버풀 129년 역사상 처음 GK 알리송이 극장골 넣은 사연은

2021-05-17 11:30

아버지께 인사하는 알리송 [AFP=연합뉴스]
아버지께 인사하는 알리송 [AFP=연합뉴스]
축구에서 골키퍼가 골을 넣었다면 대개 페널티킥을 찼을 것으로 생각한다. 필드에서 직접 골을 넣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세계 축구 최고봉이라는 잉글랜드 프로축구(EPL)에서 골키퍼가 헤더로 골을 넣어 화제다.

주인공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의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 그는 17일(한국시간) 직접 '극장골'을 터뜨리며 팀의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희망을 밝혔다.

리버풀은 이날 영국 웨스트브로미치의 더 호손스 경기장에서 열린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웨스트브롬)과의 20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후반 90분 정규시간이 다 지날 때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있었다.

리버풀로서는 다음 시즌 UCL 진출을 위해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다.


추가시간 4분마저 거의 다 흘러갈 무렵 리버풀은 천금같은 기회를 얻었다. 왼쪽에서 코너킥을 얻어낸 것.

전원 공격으로 나선 리버풀에서 골키퍼 알리송도 전방으로 달려나와 '마지막 공격'에 가담했다. 마침내 그는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가 찬 코너킥에 머리를 갖다 대 골망을 흔들었다. 골을 넣자 그는 다소 이색적인 행동을 취했다. 선수들과 엉켜 역전승의 기쁨을 나눈 뒤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

지난 2월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향한 인사였다. 알리송의 아버지는 브라질의 별장 근처 저수지에 빠져 익사했다.


알리송은 경기 뒤 "아버지께서 오늘 골 장면을 보셨기를 바란다"면서 "분명히 신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셨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리버풀 129년 역사상 공식전에서 골키퍼가 득점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EPL 전체에서도 골키퍼 득점은 총 6차례에 불과했다. 이중 헤더 골은 알리송의 득점이 유일하다.

알리송의 진귀한 골 덕에 리버풀은 2-1 역전승을 거두며 UCL 진출 마지노선인 4위(승점 64) 첼시와 승점 차를 1점으로 줄였다.

첼시는 남은 2경기에서 한 발만 삐끗하면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알리송이 올 시즌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어냈다"면서 "남은 두 경기에서 (UCL 티켓을 따내) 더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