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가 시작됐다.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은가누)는 몹시 흥분한 상태였다. 난 열정적이었다. 한차례 펀치를 맞았다. 경기는 내 계획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28일 헤비급 타이틀 2차 방어전에서 2회 KO로 무너진 후 바로 병원으로 이송되었던 스티페 미오치치가 이틀간의 침묵을 깨고 그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좋은 시작을 망쳤다는 후회 섞인 고백이었다.
“그건 내 실수였다. 투사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지만 결과는 불행했다. 늘 이길 순 없다. 패배는 아프지만 지는 것 역시 이기는 것 못지않은 스포츠인의 삶이다. 프랜시스 은가누와 그의 팀 승리를 축하한다. 토요일(현지시간)은 당신의 밤이었다.”
컨디션이 너무 좋아 오히려 경기를 망쳤다는 미오치치였다. 그는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올 여름 세상에 나오는 아들을 환영하겠다고 했다.
딱히 은퇴를 밝히진 않았지만 UFC 전문가 조 로건은 “그날의 싸움이 미오치치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며 미오치치의 은퇴를 걱정했다. 미오치치를 역대 최고의 헤비급 챔피언으로 꼽는 화이트 UFC회장 역시 리턴매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오치치는 1982년 8월생. 38세 7개월로 우리 나이로 치면 40이다. 체력적으로 거의 한계치에 도달했다. ‘맷집 챔피언’이기도 한 그가 그렇게 허무하게 쓰러진 것도 나이와 무관하지 않다. 은가누의 파워가 워낙 강했다고 해도 2년여전 코미어와 싸울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때문에 은퇴설이 파다하다. 아직 KO패의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미오치치는 경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은가누가 ‘미오치치와 같은 위대한 투사라면 언제든지 도전을 받겠다’고 했지만 재대결에 대한 의욕을 보이지 않고 있다.
로건은 미오치치가 ‘패배를 통해 개선하고 더 준비를 한 후 돌아올 수 있다’며 그의 빠른 컴백을 외치고 있지만 ‘미오치치의 시대’도 저물고 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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