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진이 ‘나이 오십’에 프로당구 1부 리그의 꿈을 이루었다. 그에게 나이는 그저 흘러가는 숫자일 뿐이었다.
이병진은 17일 끝난 ‘프롬 PBA 드림투어 20~21’ 3차전 결승에서 권기영을 세트 스코어 4-2로 물리치고 우승, 보다 높은 곳을 향한 도전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병진은 지난 해 트라이아웃부터 참가, 나름 괜찮은 전적을 올렸지만 2~3등 차이로 1부 등용엔 실패했다. 이번에도 그는 그래서 가장 아래서부터 시작했고 더러 아슬아슬한 위기에 몰렸지만 끈질기게 붙잡고 늘어져 ‘이루기 힘든 꿈’을 이루었다.
그는 250여명이 겨루는 첫 서바이벌전에선 88점으로 1위를 했다. 하지만 그 다음 부터는 계속 2위, 외줄타기를 했다.
128강전 56점으로 2위, 64강전 73점으로 2위, 32강전 역시 59점으로 2위를 하면서 겨우겨우 통과했으나 세트 제 토너먼트부터 썩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16강전에서 최정하를 3-1로 눌렀고 8강전에선 이달재를 3-1로 잡았다. 서바이벌전에 비해 쉬운 걸음이었다. 서바이벌전 보다는 세트제 체질인지 서바이벌전 에버리지는 1.227이지만 세트제는 1.369였다.
1부 투어를 향한 큰 고비를 넘긴 이병진은 진우섭과의 4강전도 3-1로 마감했고 권기영과 싸운 ‘대망의 결승’ 역시 어렵잖게 끝냈다.
1세트를 하이런 7점으로 15:5로 이긴 이병진은 2세트도 15:3으로 이겼다. 3, 5 세트를 9:15, 8:15로 내주었지만 세트 스코어에서 한 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3-2에서 맞이한 6세트. 동점이면 한 세트를 더해야 하지만 1이닝에서 7연타를 터뜨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병진의 1부행은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 남은 드림투어 결과까지 봐야한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이변이 없는 한 ‘진짜 프로선수’가 된다.
이병진은 “우승해서 기쁘다.”고 했다. 짧은 한마디였다. 그러나 그 한마디 속에 그의 간단치 않은 50인생이 녹아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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