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9(수)

스포츠

강자의 숲, 9연속 세트승으로 뚫고 정상 오른 승부사 허정한-코리아당구그랑프리

2020-12-26 10:44

허정한의 정상 길은 만만찮았다. 최강의 적들이 도사린 험한 자갈길이었다. 그러나 9연속 세트 승리 기록을 세우며 거침없이 달렸다.

16강전은 김현석. 입담만큼이나 ‘큐담’이 노련한 역전의 명수. 하지만 허정한에겐 짐이 되지 않았다. 4-1이었다.

문제는 8강전부터였다. 빅4가 상대였다. 8강전은 김행직. 월드컵을 석권한 영건의 대표주자. 결승이나 다름없었다. 처음 2세트를 내줬다. 출발이 좋지 않았다. 0-2에서 김행직을 뒤집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역시 허정한이었다. 한차례 샷 감각을 고르더니 3세트를 9:5로 잡았다. 그리곤 매 세트 하이런 5점에서 7점까지 기록하며 4연속 세트 승리를 거두었다. 역전 4-2였다. 6세트는 7연속득점하며 김행직을 1점에 묶었다.

준결승 역시 월드클래스의 최성원. 한 번도 마음 편하게 이겨본 적 없었다. 늘 승패를 주고 받으며 정상동행을 했던 친구. 길게 승부가 이어질 게 뻔했다. 1세트를 2점, 2세트를 5점에서 잡았다.

이제 최성원의 반격이 펼쳐질 3세트. 하지만 첫 큐에서 6점을 올려 반격의 기회를 원천 차단했다. 그리고 4세트, 최성원이 선공 3점으로 치고 나오자 2이닝에서 7점을 쳐 역전기운의 싹을 짤랐다. 8연속 세트승리였다.


허정한은 차명종과의 결승 2세트에서 져 연속세트승리 기록을 9에서 멈췄다. 그와 함께 내리 3세트를 잃었다.

세트스코어 1-3, 패색이 짙었다. 4세트의 역전패는 아찔했다. 수비가 강해 둘 다 공이 잘 맞지 않았다. 그러나 8이닝에서 4연속득점, 8:6으로 뒤집었다. 마지막 한점을 못쳐 아쉬워하고 있는데 3연속 공타였던 차명종이 3점을 몰아쳐 세트를 끝내버렸다.

차명종은 행운의 여신까지 데리고 다니며 결승에 오른 ‘럭키 맨’이었다. 온 기회를 실수로 날려버렸으니 뒤집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러나 벼랑 끝의 위기에서 허정한은 실력으로 길도 돌리고 운도 엎었다.

이어진 7, 8, 9 세 세트를 모두 잡았다. 7세트는 3이닝 8연속득점, 8세트는 공타없는 4이닝 공격으로 이겼다. 그리고 4연속 공타로 2-3으로 뒤지고 있던 마지막 9세트는 찬스가 오자 7연속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운을 잡은 허정한의 막판 대공세였다. 그러나 허정한 역시 매치포인트는 운의 덕을 보았다. 맞지 않을 듯 했던 내 공이 짜내기 하듯 데굴데굴 굴러 마지막 목적구에 닿았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