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현수가 17일 롯데전 7회 무사 만루에서 올시즌 3번째 만루홈런을 터뜨리고 홈인하고 있다.[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09180859440047018e70538d2222111204228.jpg&nmt=19)
한게임 한게임이 중요한 이 시기에 베테랑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 준 LG 김현수와 KT 황재균. KBO 리그를 대표하는 이들 두 베테랑이 있기에 LG와 KT는 가을야구를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현수는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는 대한민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왼쪽 교타자다. 11년 연속 100안타 이상에다 2012년 잠시 2할대 타율(0.291)을 찍었지만 지금까지 10차례 3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김현수는 바로 꾸준함의 대명사이자 팀이 어렵고 힘든 순간에 마치 '슈퍼맨'처럼 나타나는 존재다.
김현수는 지난 15일 5-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팀의 필승조인 정우영-고우석까지 투입하고도 한화에 5-6으로 충격의 역전패를 해 4연패에 빠져 자칫 5강까지 위협을 받고 있을 때 혜성처럼 등장했다. 바로 16일 한화전에서 1회 1사 1, 2루에서 우중간 2루타로 선취점을 뽑은 적시타를 날려 5득점의 빅이닝을 만드는 물꼬를 터면서 4타수3안타 6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어 17일 롯데전에서는 5-0으로 앞선 7회말에는 만루홈런을 날려 팀을 2연승으로 이끌며 다시 선두 싸움에 뛰어드는 계기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최근 롯데가 한이닝에 최고 10득점을 하는 등 4차례나 한 이닝에 5득점 이상을 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김현수의 만루홈런은 그야말로 승리의 보증수표로 작용한 셈이었다. 이날 잠실구장 첫 승리투수가 된 타일러 윌슨은 "우리 팀 선수라서가 아니라 리그 최고의 선수다. 환상적인 리더이자 팀 동료"라며 김현수를 치켜 세우기를 서슴치않았다.
특히 올해 김현수는 LG의 캡틴까지 맡아 나이를 잊는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단순한 교타자에서 벗어나 슬러거까지 겸하고 있는 모양새다. 2009년 6월 21일 인천 SK전에서 첫 만루홈런을 날린 뒤 지난해까지 통산 5개였으나 올해만 벌써 3개의 만루홈런을 날렸다. 여기에 벌써 홈런도 지난해(11개)의 배에 가까운 21개를 날려 자신의 최다 홈런(2015년 28개)에 7개차로 다가서고 타격 3위(0.348)에 랭크되는 등 그야말로 '캡틴과 베테랑의 품격'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KT 황재균은 17일 두산전에서 3안타와 2도루로 개인 통산 2500루타에 7년연속 두자리수 도루 성공에 이어 팀 창단 이후 첫 4위에 올려놓는 수훈까지 세웠다.[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09180903080824718e70538d2222111204228.jpg&nmt=19)
이로써 황재균은 통산 2500루타(KBO 통산 37번째)에 시즌 10번째 도루 성공으로 2008년 히어로즈 시절부터 롯데, KT를 거치며 역대 7번째 12년 연속 두자리수 도루를 기록했다. 그리고 KT는 이날 승리로 2015년 1군 리그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 놓은 뒤 사상 첫 시즌 막판에 4위에 올라 가을야구의 희망을 갖게 돼 황재균의 기쁨은 더욱 배가됐다.
황재균은 김현수와 같이 개인통산 만루홈런에서 8개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현역선수로는 LG의 최고참인 박용택과 함께 공동 4위다. 만루홈런이란 사나이란 닉 네임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2016년 풀시즌을 소화하고 커리어하이를 경신한 뒤 오히려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황재균의 장점이기도 하다.
꾸준하고 건실함, 김현수와 황재균에게서 풍기는 향기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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