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럼 돈 많고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조코비치가 어떻게 방역과 건강 관리에 소홀히 해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일까. 그를 잘 아는 이는 인간성 좋은 그의 성격이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그는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세계 최고의 테니스 스타라기보다는 마음씨 착한 젊은이라는 평을 듣는다.
지난 2010년 10월 여의도 현대카드 빌딩 앞에서 열린 조코비치-앤디 로딕 테니스 슈퍼매치 때의 일이다. 이 이벤트를 대행한 세마스포츠마케팅 홍미영 전무이사는 “조코비치는 아주 겸손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며 “당시 아스팔트 위에 특설 무대를 만들었는데 조코비치는 좀 미비된 상태의 시설물이었지만 밝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해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코소보 태생의 조코비치는 어릴 때부터 전쟁과 가난 등으로 어려운 생활을 많이 겪어 남을 위한 배려가 누구보다도 많았다. 오늘 날 조코비치가 세계적인 스타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실력도 중요했지만 타고난 인간성이 한 몫했다는 평가이다.
이번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의 결정적인 원인이 됐던 것으로 알려진 ‘아드리아 투어’를 직접 기획했던 것은 최근 ATP 투어가 코로나19로 장기간 중단되자 자신이 직접 나서 테니스를 활성화 시켜보고자 하는 의도였다. 아드리아 투어는 베오그라드에서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1차 대회가 열렸고, 20일부터는 크로아티아 자다르에서 2차 대회를 가졌다.
하지만 이 대회에 참가했던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9·불가리아)는 지난 21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보르나 초리치(23·크로아티아)와 빅토르 트로이츠키(34·세르비아)도 코로나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게다가 조코비치는 2차 대회 개막을 앞두고 디미트로프 등과 함께 농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디미트로프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조코비치 역시 코로나 감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아드리아 투어에는 1, 2차 대회 합계 수천명의 관중이 입장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이 때문에 거리두기가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관중석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으며, 선수들은 경기 후에 파티를 열었다고 한다. 아드리아 투어에 참가한 4명의 선수 외에도 조코비치의 아내와 트레이너, 디미트로프의 코치, 트로이츠키의 아내 역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이 대회 관련 확진자는 현재까지 총 8명이다.
이러한 상황 등이 결과적으로는 사람들을 배려하고 좋아하는 그의 개인적 성격과 착한 마음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선량한 마음을 갖고 테니스의 사랑이 남다른 조코비치는 자신의 선한 행동이 이처럼 뼈아픈 결과를 가져올 줄 정말 몰랐을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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