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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안녕. '폭군' 이제동

2020-06-11 17:08

'폭군' 이제동. [ASL 중계화면 캡처]
'폭군' 이제동. [ASL 중계화면 캡처]
‘폭군’ 이제동이 잠시 스타판을 떠난다.

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이제동이 입대한다. 이제동은 지난 10일 개인방송을 통해 입대 소식을 알렸다. 구체적인 입대일자와 장소는 알리지 않았다. “조용히 갔다 오고 싶다”며 “다음 주(6월 셋째 주)에 마지막 방송을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종족은 저그, ID는 Jaedong. 이제동은 많은 것을 이뤄낸 선수였다. 스타1 개인리그 결승에 아홉 번 올랐고, 다섯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영호(6회)에 다음가는 기록이다. 이윤열(10회)에 이어 최다 결승전 진출자였다. 첫 우승은 2007 EVER 스타리그였고 로열로더에 등극했다. 마지막 우승은 2009 NATE MSL이다.

진정한 프로게이머였다. 높은 프로 의식을 가진 선수. 누구보다 승부욕을 불태웠고, 그만큼 노력했던 선수였다. 경기에 지면 그날 밤 숙소에 돌아가서 패배한 이유를 찾고 리플레이를 수도 없이 복기하며 완벽해질 때까지 연습을 하고 잠에 들 정도였다.

통산 전적 574승 265패 승률 68.4%. 최고의 저그였다. 저그 중 유일한 양대리그 우승자였고 역대 저그 승률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동의 저글링과 뮤탈리스크는 남들과 달랐다. 이제동의 뮤탈이 뜨는 순간 무너진 선수가 셀 수 없었다.
컨트롤과 병력 운용, 빌드 짜기, 심리전, 센스, 멀티태스킹 등 기본기까지 탄탄하게 갖추었고 물량, 전략과 운영, 개념과 판단력 모두를 갖춘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육각형 선수'였다. 피지컬이 뛰어났고, 운영까지 못하는 게 없었다.

이후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 생활을 이어가다 은퇴를 결정했다.

프로게이머 은퇴이후 아프리카TV에서 개인방송을 시작한 그는 아프리카TV 스타크래프트 리그(ASL) 시즌2 4강에서 이영호를 만나 이른바 ‘리쌍록’에서 명승부를 보여주기도 했다. ASL 시즌2 4강전, 리쌍록은 다시 한 번 스타팬들에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실시간 시청자만해도 20만 명이었다.

그러나 2018년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KSL) 준우승 이후에 리그에서 큰 성과는 없었다. 손목부상 등 여러 이유가 겹쳤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2020 스타 멸망전 시즌1’에서 화승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김경모, 박준오, 구성훈과 ‘화승 드림즈’팀을 결성해 결승전까지 팀을 이끌기도 했다.

이제 이제동이 팬들에게 선보이는 공식적인 일정은 11일 진행되는 ‘끝장전’과 12일에서 14일까지 열리는 ‘스팀팩워터 스타리그’가 마지막이다. ‘끝장전’은 박상현 캐스터와 이승원, 임성춘 해설이 진행하는 이벤트성 경기로 김택용과 9세트 풀매치로 진행될 예정이다.
‘스팀팩워터 스타리그’는 BJ 철구와 기뉴다가 주최하는 리그로 이영호, 김택용, 송병구, 도재욱, 김명운, 이재호, 조일장이 출전한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 열릴 예정이다.

“ASL에 미련이 남아. 군대 갔다 오면 진득하게 한번 도전해보고 싶긴 해. 몸이 안 되겠지만 해보고 싶어.”

이 짧은 몇 마디에 다 담겨있다. 그만큼 이제동에게 스타는 인생이었다. 스타크래프트는 애증의 관계라고 말할 만큼 질릴 때도 있었겠지만 결국 가장 미련이 남는 것은 스타크래프트다. 이제동은 최선을 다했다. 입대 전 ‘끝장전’ 같은 이벤트매치를 하고 가는 이유도 팬들을 위해서라고 개인방송에서 밝혔다.

스타 역사에는 많은 위대한 선수가 있었다. 그중에도 가장 빛났던 이제동이 잠시 우리 곁을 떠난다, 이제동, 그는 '레전드'다.

[이강원 마니아리포트 기자/lee.kangwon@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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