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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한 이종현의 현대모비스, KBL 3강 구도 허물까

2017-12-18 11:35

'이제는 외인도 두렵지 않다' 현대모비스 이종현이 17일 DB와 원정에서 디온테 버튼을 제치고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원주=KBL)
'이제는 외인도 두렵지 않다' 현대모비스 이종현이 17일 DB와 원정에서 디온테 버튼을 제치고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원주=KBL)
울산 현대모비스는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에서 선두권 경쟁을 펼칠 팀으로 꼽혔다. 그러나 시즌 초반 좀처럼 중위권에서 맴돌며 상위권 도약을 이루지 못했다.

국내 선수들만 보자면 호화롭다. 리그 최고 수준의 베테랑 가드 양동근(36)과 지난 시즌 1순위 대형 신인 이종현(203cm)에 MVP 출신의 영리한 포워드 함지훈(198cm)과 국가대표 슈터 전준범(195cm) 등 화려한 국내 선수 진용을 갖췄다.

여기에 리그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유재학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현대모비스였다. 그러나 서울 SK, 전주 KCC, 원주 DB 등이 3강을 형성하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다.

외인 조합과 국내 선수들 간의 호흡이 문제였다. 모비스는 이종현과 함지훈, 두 명의 빅맨이 있어 외인도 센터 자원이 오면 포지션이 겹칠 수 있다. 때문에 장신 슈터인 레이션 테리(199cm)와 동료들을 살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마커스 블레이클리(192.5cm)를 선발했다. 이종현의 잠재력을 믿고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조합이었다.

하지만 모비스의 강점은 발휘되지 않았다. 이종현이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살짝 떨어진 기록을 보이며 제 자리를 찾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데뷔 시즌 이종현은 22경기 평균 30분33초를 뛰며 10.6점 8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평균 30분과 10점을 밑돌았고, 리바운드도 7개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테리가 외곽을 선호하다 보니 혼자 골밑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이 컸다는 분석이다. 지난 시즌에는 찰스 로드(200cm), 허버트 힐(203cm) 등 장신 외인이 있어 이종현의 부담이 덜했다.

'좋았어, 이렇게만 가자' 이종현과 전준범, 양동근(왼쪽부터) 등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17일 DB와 원정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원주=KBL)
'좋았어, 이렇게만 가자' 이종현과 전준범, 양동근(왼쪽부터) 등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17일 DB와 원정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원주=KBL)
그러나 최근 이종현은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3연승 동안 이종현은 평균 16.3점, 9.7리바운드 2.7블록슛 2가로채기를 기록했다.


특히 14일 서울 삼성전 19점 13리바운드 3블록슛, 16일 인천 전자랜드전 21점 7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맹활약했다. 17일 DB와 원정에서도 9점에 머물렀으나 양 팀 최다 3블록슛에 팀 최다 9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김주성(205cm), 윤호영(197cm), 디온테 버튼(191cm) 등 동부산성에 밀리지 않았다.

이종현의 골밑 존재감이 커지면서 외곽도 살아난다. DB전에서 양동근은 양 팀 최다 3점슛 6개에 30점을 쏟아부었다. 올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이다. 테리도 20점 8리바운드, 함지훈도 16점 9리바운드로 거들었다. 최근 4연승 동안은 유기적인 현대모비스의 강점이 부각된 모습이었다.

현대모비스가 본궤도에 접어들면 상위권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 13승11패, 5위인 현대모비스는 3위 DB(15승8패)와 승차가 2.5경기다. 이종현이 살아나고, 베테랑 양동근과 함지훈이 버틴 현대모비스는 3강에게는 분명히 잠재적인 위협 대상이다.

물론 현대모비스는 4연승 동안 3강과는 1번만 맞붙었다. 상위권 도약을 위한 진정한 시험대는 강팀들과 만났을 경우다. 다만 아직 시즌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 현대모비스의 구성원들의 호흡이 더 좋아질 시간은 충분하다. 과연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3연패를 이뤘던 현대모비스의 저력이 발휘될지 지켜볼 일이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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