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메이저 품격을 높이는 마스터스만의 전통

그린재킷, 파3 콘테스트, 패트런, 베일에 가려진 회원 등 독특한 문화

2016-04-06 14:38

[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매년 4월 첫째 주 전 세계 골프 팬들의 시선은 목련, 진달래 등 봄꽃이 만개한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으로 향한다. ‘명인열전’ 마스터스가 열려서다.

80주년 맞은 마스터스는 올해 조던 스피스(미국)의 2연패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그리고 세계 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의 첫 우승 여부를 놓고 관심이 뜨겁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안병훈(25.CJ그룹)이 유일하게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934년 시작된 마스터스는 유리 그린과 잘 정돈된 페어웨이, 소수의 출전자, 그리고 그린재킷과 파3 콘테스트, 챔피언스 디너 등 독특한 전통이 한데 어우러져 선수들에게는 평생 한 번 밟아보고 싶은 ‘꿈의 무대’로 통한다. 마스터스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 등에 대해 알아본다.



▲ 그린재킷=요즘은 일반 대회에서도 우승자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는 게 보편화되어 있지만 사실 그린재킷은 마스터스에서 유래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 회원들이 그린재킷을 입었는데 1949년 샘 스니드(미국)가 우승했을 때부터 챔피언에게 입혀줬다. 전년도 챔피언이 새로운 우승자에게 입혀주는 게 관례다. 마스터스 우승자에게는 클럽하우스 모양을 딴 트로피를 수여하지만 그린재킷이 더욱 유명하다.

▲ 파3 콘테스트=개막 하루 전 열리는 행사다. 9개의 파3 홀을 돈다. 19060년부터 시작됐다. 파3 콘테스트에 참가하는 선수는 대개 자녀, 부인, 연인 등을 캐디로 대동한다. 지난해 타이거 우즈는 연인이었던 린지 본을 대동하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파3 콘테스트에서 우승하면 정작 본 대회에서는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도 있다. 2년 전 연인이었던 캐럴라인 보즈니아키와 참가했던 매킬로이는 올해는 게임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 파3 콘테스트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했다.

▲챔피언스 디너=전년도 우승자가 화요일 저녁에 역대 챔피언들을 초대해 저녁 식사를 대접하는 자리다. 1952년 전설적인 골퍼 벤 호건(미국)이 처음 마련했다. 초창기에는 우승자들의 간단한 모임에서 시작했다. 지금은 특별한 음식을 선보이는 날로 여겨져 매년 어떤 음식이 나오는지도 관심사다. 주로 소고기나 닭고기, 시푸드 등이 자주 등장한다.

텍사스 출신인 지난해 우승자 스피스는 올해 ‘텍사스 바비큐’를 선보이기로 했다. 2012년 샬 슈워츨(남아공)은 남아공 일반 가정집에서 즐겨먹는 바비큐를 내놨다. 당시 원숭이 소스를 곁들여 주목을 받았다. 1988년 우승자 샌드 라일(영국)은 ‘하기스’라고 하는 스코틀랜드 요리를 선보였다. 양이나 송아지의 내장으로 만드는 하기스는 스코틀랜드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요리로 알려졌다.

최경주(46.SK텔레콤)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 청국장이나 된장찌개, 또는 굴비 백반을 올리겠다고 했지만 아직 기회를 잡지 못했다. 허리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우즈는 본 대회에는 불참하지만 챔피언스 디너에는 참석하겠다고 했다.

▲패트런과 암표=마스터스는 갤러리를 ‘후원자’라는 뜻의 '패트런'(patron)이라고 부른다. 약 4만 명에 달하는 패트런은 평생 관람이 보장되고 사망자가 생겨야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넘어간다. 1972년부터 대기자 접수도 중단되었다. 한때 일시적으로 접수를 했으나 이마저도 조기에 마감됐다.

패트런이 아니면 관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요는 넘치지만 티켓이 없으니 당연히 암표 가격은 천정부지로 뛴다. 올해 오거스타 내셔널이 패트런에게 판매한 1주일권은 325 달러지만 암표 시장에서는 1만 달러(약 1150만원)를 호가한다고 한다.

▲베일에 가려진 회원=오거스타 내셔널은 구성(球聖) 보비 존스가 친구들과 함께 조용히 라운드를 하기 위해 만든 골프장이다. 이런 초기 설립 취지에 맞게 아직까지 정확한 회원과 입회 절차 등이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현재까지는 회원 수는 약 300여 명이고,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잭 웰치 등 세계적인 기업가와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 샘 넌 전 상원의원 등 고위층 인사들이 멤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금녀(禁女)의 클럽’이었다. 2012년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과 여성 사업가인 달라 무어가 입회한 게 최초다.

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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