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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약하네" 위성우, 선수들에 밟혀도 웃는 이유는?

2016-03-20 19:44

우리은행만의우승세리머니.선수들이위성우감독을밟을(?)준비를하고있다(사진/WKBL)
우리은행만의우승세리머니.선수들이위성우감독을밟을(?)준비를하고있다(사진/WKBL)
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에게는 독특한 전통이 있다. 챔피언에 등극한 순간 선수들은 또 한번 하나로 뭉친다. 위성우 감독을 코트 중앙으로 끌고 가(?) 넘어뜨린 뒤 발로 밟는다. 어떤 선수는 프로레슬링 기술인 헤드락을 걸기도 한다. 경기를 할 때 이상의 조직력이 발휘된다.

폭행이 아니다. 여자농구 관계자나 팬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고, 위성우 감독도 매년 3월이면 늘 각오하고 있는 우리은행 만의 우승 세리머니다.

우리은행은 훈련이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선수들은 "훈련하는 것보다 차라리 경기를 하는 게 덜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우승 당시 헤드락을 걸었던 주인공 양지희는 시상식 자리에서 "처음에는 감독님이 어려웠다. 우리에게 장난으로 말을 걸면 다들 정색하고 '이 사람 왜 이러지?' 라는 눈빛으로 피했던 것 같다"고 웃은 바 있다.

우리은행 만의 우승 세리머니는 위성우 감독의 독한 훈련을 버텨낸 선수들이 1년에 한번, 위성우 감독의 허락 하에 마음껏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순간이다. 밟히는(?) 위성우 감독의 표정이 '리얼(real)'할수록 선수들이 얼마나 힘든 훈련을 이겨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위성우 감독은 올해도 밟혔다. 4년 연속 밟혔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20일 경기도 부천 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부천 KEB하나은행을 69-51로 누르고 파죽의 3연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4년 연속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제패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박성배 코치가 부임한 첫 해부터 우리은행은 단 한번도 2인자의 자리로 내려오지 않았다.

위성우 감독은 지난 3년간 그래왔듯이 선수들의 장난섞인 응징에도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위성우 감독은 "2년 전에 밟힐 때는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고 웃으며 "확실히 준만큼 받는 것 같다. 오늘은 선수들이 감정을 덜 실린 것 같았다. 애들 운동을 더 시켜야겠구나 생각했다"며 웃었다.

우리은행 선수들이 듣는다면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다. 그러나 위성우 감독은 말을 이어갔다.

그는 "사실 올 시즌 선수들을 강하게 푸쉬하지는 않았다. 선수들의 연차도 쌓였고 우리 선수들의 기량도 많이 올라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게도 조금은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우승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위성우감독과양지희(사진오른쪽부터)[사진/WKBL]
위성우감독과양지희(사진오른쪽부터)[사진/WKBL]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한 박혜진은 "이제 밟는 것은 팀 전통이 된 것 같다. 밟아서 스트레스를 풀었다기보다는 당분간 감독님 얼굴을 안 보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박혜진은 의미있는 말을 남겼다. "운동 강도가 좀 약한 날에는 마지막에 감독님께서 너희를 믿어본다고 말씀하신다. 예전보다는 우리를 믿어보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위성우 감독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감독은 선수를 믿었고 선수는 보답했다. 그래서 밟혀도 아프지 않다.

마지막으로 위성우 감독은 "코치 시절을 포함해 12번째 우승이다. 아, 이것 때문에 고생하는구나 새삼 느꼈다. 우승보다 더 좋은 것은 있을 수 없다. 선수들이 힘들었을텐데 묵묵히 참아줬다. 전주원 코치와 박성배 코치가 중심을 잘 잡아주고 나를 잘 컨트롤해주는 것도 우리의 장점이다. 우승 원동력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부천=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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