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리우올림픽 진출을 확정짓고 기뻐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며 감상에 젖은 한 축구인이 있다. 바로 이광종 전 올림픽축구 대표팀 감독이다.
이광종 전 감독은 리우올림픽을 목표로 하는 청소년 대표팀의 수장이었다. 현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을 이끌고 2013년 터키 U-20 월드컵 8강 진출에 성공했고 2014년에는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러나 작년 2월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2013년 U-20 월드컵을 통해 류승우를 비롯해 새로운 얼굴들이 주목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U-23 대표팀 선수들은 최약체라는 평가를 자주 들었다.
다수의 국가대표 선수들을 배출한 이전 세대와 비교해 실력도, 이름값도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박주영과 이청용이, 2012 런던올림픽 때에는 기성용과 구자철, 지동원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있었다. 이번 대표팀에는 '골짜기세대'라는 달갑지 않은 닉네임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이광종 전 감독은 묵묵하게 대표팀의 기반을 잘 다져놓았다. 류승우와 문창진, 권창훈, 김현, 이창민 등 '이광종의 아이들'로 불리는 선수들이 대표팀의 중심을 지켰다. 세계 최초의 기록인 8회 연속 올림픽 진출의 주역들이다.
그래도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아야 했던 신태용 감독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는 정도를 걸었다. 70명에 가까운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점검하며 옥석을 가렸다.
이같은 노력의 결실 중 하나가 바로 황희찬의 발굴이다.
신태용 감독이 처음으로 황희찬을 직접 본 작년 10월 당시 그의 나이 만 19세였다. 포항 유소년 팀을 떠나 유럽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논란을 일으켜 그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만은 않은 시기였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오로지 실력 만을 보겠다"며 그를 불러들였고 황희찬은 당당히 실력으로 대표팀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K리그의 정책도 이번 올림픽축구 대표팀에 큰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3년부터 23세 이하 선수의 출전을 의무화했다. 작년에는 각 구단이 경기 때마다 23세 이하 선수를 최소 2명 등록해 1명은 의무적으로 선발 출전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이같은 정책으로 인해 각 구단의 유망주들이 퀄리티를 인정받는 프로축구 리그인 K리그 무대에서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수원 삼성의 권창훈, 포항 스틸러스의 문창진, 제주 유나이티드의 김현, 전남 드래곤즈의 이창민 등에게는 최근 2년 동안 K리그 클래식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통해 기량을 발전시켰다는 공통점이 있다.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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