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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하 "'복면가왕'서 내 이름 맞췄을 때 김 샜죠"

뮤지컬 '꽃순이를 아시나요' 출연

2015-05-06 07:25

사진=은세계씨어터컴퍼니제공
사진=은세계씨어터컴퍼니제공
"이 뮤지컬을 보고난 후 관객들이 지난 시절을 돌아보며 '내가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라고 느끼면 좋겠어요."

지난해 가을 6집 음반 '권인하 #6'을 내고 14년 만에 활동을 재개한 가수 권인하(56)는 최근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불후의 명곡', MBC '복면가왕' 등 음악방송에 잇따라 출연한데 이어 지난달 29일부터는 뮤지컬 '꽃순이를 아시나요'에서 주인공 '춘호' 역으로 열연하고 있다.

1994년 '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 말려' 이후 21년 만의 뮤지컬 출연이다. 최근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만난 권인하는 "요즘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며 "언제 또 주연을 하겠나. 연기에 대한 점검도 할겸 공부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알고보니 연기가 처음이 아니었다. 권인하는 1992년 MBC 미니시리즈 '창밖에는 태양이 빛났다'에서 주인공 '송석찬'을 연기했다. 가수로는 첫 미니시리즈 주인공이었다.

권인하는 "짜여진 극본에 따라 처음부터 끝까지 라이브로 해야 하는 점이 힘들다. 연습 과정에서 계속 수정되는 장면의 디테일을 숙지하는 것도 만만찮다"면서도 "연기 경험이 있기 때문에 뮤지컬이 그렇게 생소하지는 않다. 공연 두어 번 하면 익숙해질 것 같다"고 웃었다.

뮤지컬 '꽃순이를 아시나요'는 20세 춘호와 19세 순이의 40여 년에 걸친 이야기를 대한민국의 주요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풀어냈다. "이야기는 1970년, 같은 고향에서 나고 자란 춘호와 순이가 각각 대학 진학과 식모살이를 위해 상경하는 것에서 시작돼요. 이후 춘호는 월남전, 10·26사건, 12·12사태, IMF 사태 등을 겪으면서 부침의 세월을 보내죠. 그 과정에서 순이와 순애보도 있고요."

그에게 춘호와 순이의 삶은 그다지 낯설지 않다. "모두 지난 세월 속에서 제가 직간접적으로 보고 겪은 일들이에요. 실제 6촌형 두 명이 월남전에 참전했어요. 큰형은 월남에 가겠다고 했다가 할아버지랑 아버지한테 된통 혼났죠. 건설업을 하던 작은형은 IMF 때 부도가 났었고요."

다만 춘호의 10대 시절을 연기하는 건 영 쑥스럽단다. "참 어렵더라. 이 나이에 하려니까. 너무 촐랑거릴 수도 없고. 교복을 몇 십년 만에 입어봤는데 그런대로 또 잘 어울리더라."

그에게 공연장이 위치한 정동은 특별한 추억이 있는 곳이다. "정동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어요. 당시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배재고)가 이 곳에 있었거든요. 매일 교복 입고 다니던 곳에서 공연을 하니까 옛생각이 많이 나네요. 공연장이 정동에 있다고 해서 더 끌린 것도 있죠. 그때 채플수업 받던 정동교회가 지금은 왜 이렇게 아담해 보이는지. 하하"

권인하는 연습하면서 월남전 참전 후유증으로 고생하던 춘호가 순이에게 '정말 보고 싶었다'고 고백하는 장면과 치매를 앓는 순이에게 '끝까지 네 곁에 있어줄게'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수시로 울컥한단다.

그러면서 "'꽃순이를 아시나요'는 우리 시대의 어머니, 이모 이야기다. 그 분들의 희생 덕분에 지금이 있다. 공연을 보고 돌아가는 길에 관객들이 지난 시절을 반추하며 '내가 정말 열심히 살았다' '헛살지 않았구나'라고 느끼면 좋겠다"고 했다.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옛추억에 젖어보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복면가왕'에 관해 물었다. 그는 "가면을 써도 노래할 때 긴장되기는 매한가지"라며 "김구라 씨가 내 이름을 맞췄을 때는 김이 샜지만 젊은층이 내 존재를 알게 되어 기분이 좋다"고 했다. 다만 "'황금락카 두통 썼네'가 누구인지는 본인도 알 수 없다"며 끝까지 노 코멘트였다.

정동 이화여고백주년기념관에서 25일까지. 3만~5만원. 문의: 02-747-2256.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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