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서울 행당동에 있는 CGV왕십리점에서 언론시사를 통해 첫 공개된 차이나타운은 오직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에서의 생존법칙을 담고 있다.
그 중심에는 김혜수가 분한 엄마와 김고은이 맡은 일영이 있다.
지하철 보관함 10번에 버려져 이름이 일영인 아이는 차이나타운에서 엄마라 불리우는 여자를 만난다. 엄마는 일영을 비롯해 자신의 필요에 의해 아이들을 거둬들이고 식구를 만들어 차이나타운을 지배한다.
일영에게는 돈이 되는 일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엄마가 유일하게 돌아갈 집이었다. 그리고 일영은 엄마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란다.
그러던 어느 날 일영은 엄마의 돈을 빌려간 악성 채무자의 아들 석현(박보검)을 만난다. 그는 일영에게 엄마와는 전혀 다른 따뜻하고 친절한 세상을 보여준다. 일영은 처음으로 차이나타운이 아닌 또 다른 세상이 궁금해진다. 그런 일영의 변화를 감지는 엄마는 그녀에게 위험천만한 마지막 일을 준다.

그렇게 차이나타운에서 악착같이 살아남으려 하는 일영은 붉은색을, 엄마는 붉은색의 보색인 녹색을 얻었다.
세상에 버려져 엄마가 장악하고 있는 차이나타운에서 자라는 동안 일영은 완벽하게 녹색의 지배를 받는다. 이에 따라 일영이 태어나 홀로 버려진 지하철 보관함, 또 하나의 작은 차이나타운인 사진관까지 일영을 둘러싼 모든 것이 녹색을 띠고 있다. 엄마의 끈질긴 생명력을 나타내는 듯한 녹색이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지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일영이 엄마를 극복하는 순간 영화의 색감은 반전된다. 선명해졌을 때 그 어떤 색깔보다 존재감을 드러내는 붉은색이 강렬함을 발산하는 까닭이다. 그렇게 일영의 의상부터 일영의 공간이 된 사진관까지 모든 것이 선명한 붉은색으로 탈바꿈돼 강렬한 기운을 뿜어낸다.
◇ '달콤한 인생'의 변주곡…'희생'에 주목한 대물림으로 차별화

일영이 석현으로 인해 마음이 흔들리는 결정적인 장면은 달콤한 인생에서 선우(이병헌)가 희수(신민아)에게 반하는 그 표현과 싱크로율이 매우 높다. 이런 식으로 달콤한 인생에서 선우와 강사장(김영철)의 관계는 차이나타운에서 일영과 엄마의 관계로 변주됐다. 그 연장선에서 고경표가 연기한 치도 캐릭터는 달콤한 인생의 비열한 악당 백사장(황정민)의 재현으로 다가온다.
기존 남성 영화로 인식되던 범죄 드라마에 여성 투톱을 기용했다는 점은 이 영화의 남다른 차별점이다. "여자들은 결정적이고 중요한 순간에 변명 없이 더 강력한 결단을 내린다"고 본 한 감독의 말대로 극중 엄나는 결정의 순간이 왔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보이지 않는다.
'대물림'이라는 커다란 틀 안에서 엄마와 일영의 관계를 풀어간 점 역시 달콤한 인생 등에서 익히 봐 온 남성적인 약육강식의 세계와는 다른, 품고 보듬으려는 여성성을 강조하려 애쓴 흔적을 읽을 수 있다.
관록미와 신선미로 대표되는 두 여배우 김혜수와 김고은의 대결 구도도 볼거리다. 김혜수는 하얗게 센 머리와 얼굴 가득한 주근깨, 보형물로 덩치를 키우는 등 변신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김고은 역시 트레이드 마크인 단발머리도 싹둑 자른 채 비정한 세계를 살아가는 캐릭터에 사실감을 부여했다.
29일 개봉, 110분 상영, 청소년 관람불가.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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