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겁게 사랑했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를 겪은 뒤 코너(제임스 맥어보이)와 릭비(제시카 차스테인)는 서로 다른 감정과 생각들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결국 릭비는 코너의 곁에서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릭비를 찾아나선 코너는 홀로 외로운 사랑을 지켜나가며 모든 것을 처음으로 되돌리려 애쓴다. 릭비 역시 코너를 잊고 새로운 삶을 찾으려 하지만, 잊으려 할수록 더욱 그리워지는 사랑에 가슴 아파한다.
지난해 열린 제67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 엘리노어 릭비는 사랑에 대한 남자와 여자의 서로 다른 시선과 기억을 그리고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영화는 남자의 시선으로 본 '엘리노어 릭비: 그남자', 같은 사건을 여자의 눈으로 본 '엘리노어 릭비: 그여자', 그리고 두 편을 모아 두 남녀의 서로 다른 기억을 절묘하게 보여 주는 '엘리노어 릭비: 그남자 그여자'까지 모두 세 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이 영화를 연출한 네드 벤슨 감독은 "우리 모두가 같은 일을 경험하고, 동일한 순간과 시간을 보냈음에도 서로 느끼는 게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고, 이를 러브 스토리로 쓰고 싶었다"고 전했다.

주연을 맡은 제임스 맥어보이와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 호흡도 볼거리다.
'엑스맨' 시리즈를 비롯해 '테이크 다운' '원티드' '어톤먼트' '비커밍 제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제임스 맥어보이는 특유의 감성적인 눈빛 연기로 배역을 소화했다.
'헬프' '제로 다크 서티' '마마' '인터스텔라' 등을 통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해 온 제시카 차스테인 역시 지적이면서도 선 굵은 연기로 섬세한 캐릭터를 길어 올렸다.
◇ 가벼운 사랑은 결코 사랑이 아니다 '나쁜 사랑'
어느 날 밤, 바에서 마주친 서로에게 강렬한 끌림을 느껴 함께 밤을 지새운 실비(샤를로뜨 갱스부르)와 마크(브누와 뽀엘부르드). 운명적 만남을 믿은 실비는 마크의 이름도 연락처도 묻지 않고 금요일 오후 6시 파리의 한 공원에서 재회를 약속한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를 겪은 마크는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고, 홀로 그 자리를 떠났던 실비는 몇 년 뒤 사랑하는 동생의 결혼식에서 동생의 남편이 돼 버린 마크와 마주친다.
영화 나쁜 사랑은 강렬한 끌림, 엇갈린 운명을 주제로 파격적인 이야기를 선보인다. 동생의 결혼식장에서 마크를 만난 실비가 다시 뜨거운 만남을 몰래 이어가려는 장면 장면은 순수한 공포와 불안을 추구한 스릴러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를 연상시킨다.

브누와 쟉코 감독은 주로 여성들의 이야기를 영화화 해 온 것에 대해 "내가 여자가 된다면 모를까, 그때까진 여자에 대해 완벽히 알 수 없다"며 "그래서 영화를 통해 내게 낯선 존재인 여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비 역의 샤를로뜨 갱스부르는 이 영화를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감독이 이 영화의 실루엣을 완성하기 전부터 염두에 뒀던 배우가 샤를로뜨 갱스부르였다니 어쩌면 당연한 귀결점일 것이다.
'쉘부르의 우산'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전설적인 여배우 까뜨린느 드뇌브는 극중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된 두 딸의 엄마로 캐스팅 돼 세 남녀의 특별한 관계를 알아차리는 섬세한 연기를 선보인다.
벨기에의 국민배우로 통하는 브누와 뽀엘부르드가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마크 역을 맡았으며, 까뜨린느 드뇌브의 실제 딸인 키아라 마스트로얀니가 샤를로뜨 갱스부르와 운명의 장난에 빠지는 애틋한 자매로 출연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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