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 "인디=비주류? 경계는 허물어졌다"
② "인디신, 제2의 십센치가 필요한 때"
③ '나 홀로' 인디 뮤지션, 안녕하신가영?

안녕하신가영은 인디 밴드 '좋아서 하는 밴드' 멤버로 활동하다 지난해 홀로서기에 나선 싱어송라이터다. 그는 평범한 일상의 순간들을 감성적인 언어로 풀어낸 가사, 듣기 편한 멜로디와 맑은 보이스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첫 정규 앨범 '순간의 순간'을 발매해 'K-인디차트'에서 2위(2월 11일~3월 1일)에 오르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최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안녕하신가영에게 이번 주제에 대한 생각을 묻자 "여전히 대중 가요에 비해 수요가 적은 편"이라면서도 "확실히 인디 음악을 찾는 팬들의 수가 늘었다"고 답했다. 인디 뮤지션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늘어났고, 이에 따라 활동하는 뮤지션의 수도 증가하는 추세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밴드 생활까지 포함하면 인디 뮤지션으로 활동한지 5년이 넘었다. 최근엔 내가 모르는 팀이 더 많은 정도로 많은 팀들이 생겨났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영향이 큰 것 같다. 그때부터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아졌다. 집에서 혼자 음악을 하던 분들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고 할까."
인디 뮤지션들의 수가 증가한 만큼 환경도 좋아졌을까. 이에 관해 안녕하신가영은 "유통이 되지 않아서 자신의 곡을 발매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심지어 활동을 꾸준히 하지 않는 팀들도 다 기획사에 소속돼 있을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음악 활동만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 불안해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하더라. 밴드 활동을 할 때 그게 가능하다는 걸 직접 체험하면서 희망을 얻었다. 지금은 나도 다른 인디 뮤지션들에게 좋은 사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재정적인 문제는 존재한다. 안녕하신가영은 "인디 뮤지션이 싱글 앨범을 내기 위해 필요한 평균 금액은 약 100만 원"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기획사에 소속돼 있지 않을 경우 식비, 교통비, 세션비 등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금액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솔직히 큰돈을 벌지는 못한다. 그냥 투잡(two job)을 뛰지 않아도 될 정도다. 앨범을 내서 돈을 벌고, 그렇게 번 돈으로 또 새 앨범을 만든다. 믹싱, 마스터링, 재킷 디자인, 세션비, 교통비, 식사비 등 기획사 없이 생활하다 보면 은근히 나가는 비용이 정말 많다. 주 수입원은 음원 수익이다. 공연은 생각보다 남는 게 별로 없다."

기획사에 들어가면 더 좋은 조건에서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음에도 그가 독자적인 활동을 고집하는 이유는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고 싶기 때문이다.
"원래 얽매이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기획사 플랜에 맞춰 음악 활동을 하는 게 싫다. 밴드에서 나와 솔로로 전향한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또 기획사가 있으면 음악을 만들 때도 허락을 받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타이틀곡을 선정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조율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지금 난 정말 자유롭다."
인디신이 성장하면서 우후죽순 늘어난 인디 레이블들도 문제다.
"처음 보는 기획사도 정말 많아졌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뮤지션이 있으면 바로 접근해서 3~4년 정도 계약을 맺는다. 그렇게 회사에 묶여서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많다. 군대를 다녀왔더니 기획사가 망해서 없어져 버린 친구도 여럿 봤다. (웃음)"
엄밀히 따지면 안녕하신가영은 혼자가 아니다. 고등학교 동창인 12년 지기 친구가 일정 관리와 앨범 배급 등의 일을 도와주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친구와 함께 한다. 유쾌한 협업은 그의 성공을 뒷받침 하는 비결 중 하나다.
또 하나의 성공 비결은 변화된 음악 시장이다. 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를 통한 입소문만으로도 다수의 음악 팬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알릴 수 있는 세상이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팬들의 높은 충성도는 스트리밍 위주의 음원 소비 시장 속 높은 음반 판매량을 가능케 한다.
"음원사이트에 들어가서 댓글을 자주 본다. 신기하게도 악플이 거의 없다. 또 음악에 대한 평가보다 나를 응원해준다는 분들이 많다. 내가 혼자서 열심히 한다는 걸 알아주는 분들이 많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안녕하신가영이 인디 뮤지션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은 자신의 음악적 소신을 끝까지 지키라는 것이다. 또 스타를 꿈꾼다면 대형 기획사로 발걸음을 돌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본인의 음악적 방향성을 명확하게 정하고, 끝까지 소신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래야 음악을 오래할 수 있다. 또 지금 당장 주춤해도 긍정적으로 생각을 가지고 계속 음악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스스로 선택한 걸 계속 해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지셨으면 한다."
안녕하신가영은 "어려운 점이 많지만,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또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게 재미있고 부담도 크지 않아서 좋다"고 했다. 그가 바라보는 인디신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인디 음악의 가장 큰 힘은 똑같은 음악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좋은 선배 뮤지션, 기획사들이 늘어나면, 인디 음악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장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CBS노컷뉴스 김현식 기자 ssi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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