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은지 (대한축구협회 대표팀 매니저)

온 나라가 아시안컵의 여운에 휩싸여 있었던 그제, 우리 22세 이하 축구 대표팀이 태국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습니다. 태국 킹스컵 축구대회 1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그야말로 깡패축구라고 불릴만한 축구인지 폭행인지 알 수가 없는 상대팀의 플레이로 큰 곤혹을 치렀는데요. 지금 우즈베키스탄의 플레이를 두고 살인 미수급 폭력축구라는 비난이 뜨겁습니다. 우리 대표팀은 이런 와중에도 침착하게 1:0 승리를 거뒀는데요. 이 일을 겪은 우리 대표팀 분위기는 어떻고 대한축구협회의 대응 그리고 현지 반응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태국에서, 우리 대표팀 매니저로 선수들과 함께 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박은지 팀매니저로부터 현지상황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매니저님.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박은지> 안녕하세요. 박은지 팀 매니저입니다.
◇ 박재홍> 경기를 직접 보시면서 놀라셨을텐데..어떠셨습니까?
◆ 박은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 상황이 나왔기 때문에 벤치에서 경기를 보던 저희 코칭스태프분들도 많이 놀라셨고요. 선수들도 많이 놀라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좀 피곤해하고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또 있기 때문에 저희가 잘 추스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먼저 전반전 중반에 있었던 상황부터 짚어보죠. 전반 중반, 우즈베키스탄 선수가 공중볼을 경합하는 와중에 우리 김상우 선수의 얼굴을 발로 찼습니다. 당시 보면 공을 찬 것보다는 선수의 얼굴을 발로 찬 것이었는데요. 당시에는 이 선수가 퇴장을 안 당했었던 건가요?
◆ 박은지> 그 당시에 얘기를 했지만, 퇴장은 당하지 않고 경고만 주어졌고요.
◇ 박재홍> 후반 32분에 또, 마샤리 포프선수가 소림사 쿵푸킥을 연상시킬 정도로 발로 비빈 다음에 우리 김상우 선수의 가슴을 가격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 박은지> 맞습니다.
◇ 박재홍> 이 플레이에서는 퇴장을 당했었는데..
◆ 박은지> 맞습니다. 선수들도 많이 놀랐고요. 그리고 팀 코칭스태프분들도 많이 놀라시고 강하게 어필을 하셨는데요. 그래도 저희가 너무 흥분하지 않고 잘 마무리가 됐고요. 그 선수는 퇴장당하는 걸로 결정이 됐었습니다.
◇ 박재홍>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 후반 42분에 나옵니다. 샴시디노프 선수가 공을 경합을 하다가 아예 우리 심상민 선수의 얼굴을 주먹과 손바닥으로 세 번 이상 가격을 해서 퇴장을 당한 장면이 나옵니다. 지금은 네티즌들이 계속 리플레이를 해서 보고 있고, 저도 봤는데요. 이건 거의 축구가 아니고 싸우는 장면이었어요.
◆ 박은지> 네, 그렇죠. 말씀하신 앞의 두 가지 경우는 점프를 뛰다가 너무 격해지면 이런 행동을 할 수도 있겠다 싶지만요. 마지막 상황은 정말 고의로 펀치를 한 것이기 때문에 저희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요. 팀에서도 조직위원회측에 구두와 문서로 항의를 해 놓은 상태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박재홍> 심상민 선수도 맞으면서 이게 무슨 상황인가, 굉장히 당황했던 것 같아요.화면을 보면 ‘이거 뭐지?’라는 표정으로 굉장히 당황했었던 것 같구요.
◆ 박은지> 맞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가요? 경기 중에 우리가 모르는 일도 있었던 겁니까?
◆ 박은지> 아니요, 플레이 중에 상대 선수가 넘어졌는데 일어나면서 펀치를 했더라고요.
◇ 박재홍> 그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팀 자체에서 의도적으로 이런 플레이를 했다. 선수 개인의 선택이었을까요?
◆ 박은지> 글쎄요. 개인이 그랬는지, 팀에서 원했는지는 그들만 아는 것일 텐데요. 물론 선수들이 아직 22세 대표팀으로 어리고,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과정에 있기 때문에 그런 실수를 했던 것 같고요.
◇ 박재홍> ‘미성숙한 선수였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국제대회였는데요. 국제대회에서 그런 폭력이 있을 수 있을까 생각을 하면 참 황당한 경기 모습이었고. 그날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이 경기가 많이 풀리지 않아서 경기중에 짜증을 낸다거나, 신경질적으로 경기를 했다 이렇게 봐야 할까요, 그러면?
◆ 박은지> 네, 전반전에는 그런 모습들이 잘 안 보였는데, 후반전이 되면서부터 우즈베키스탄이 슈팅도 많고 찬스도 많았는데, 잘 살리지 못하면서 답답한 마음에 그런 플레이들을 했던 걸로 비쳐집니다.
◇ 박재홍> 세 차례나 얼굴을 주먹과 손바닥으로 맞았던 우리 심상민 선수. 굉장히 억울했을 텐데요. 경기가 끝나고 어떤 말을 했습니까?
◆ 박은지> 자기도 좀 황당했다. 자기가 파울을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구타를 당했으니. 그래도 심상민 선수가 성격도 온순하고 인성도 좋아서 금방 잊고. 오전에 회복 훈련을 했는데, 열심히 하더라고요.
◇ 박재홍> 그런데 그 상황에서 어떻게 참았을까요? 젊은 선수들이 맞으면 대응을 하고 싶었을텐데.
◆ 박은지> 그렇죠. 그 나이 때면 혈기왕성해서 그러기가 십상인데, 그래도 선수 자체가 인성도 올바르고 또 참을성도 있고, 팀을 위해서 배려하는 자세가 있었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처를 한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강상우 선수는 어땠습니까? 역시 가슴을 쿵푸킥 같은 수준으로.
◆ 박은지> 강상우 선수도 부상을 당하지 않았을까 우려를 많이 했는데. 다행히 괜찮았고요.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 같이 마음을 맞추고 있습니다.
◇ 박재홍> 크게 다친 선수는 없었고, 다시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 박은지> 네, 맞습니다.
◇ 박재홍> 다행스러운 일이네요. 우즈베키스탄과 우리 대표팀 경기를 보고 다른 팀들도 경악을 했을 것 같은데요. 우즈베키스탄의 경기를 앞두고 치를 떤다거나, 대비를 해야겠다, 이렇게 하는 팀들의 모습은 안 보이나요?
◆ 박은지> 물론 팀들이 다 그렇게 생각을 할 건데, 축구 경기에서 드문 경우라 다들 대비를 하고 또 조직위원회측에서도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을 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무엇보다 현장 조직위원회에서도 이 경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은데요. 현지 분위기는 어떻게 느껴지십니까?
◆ 박은지> 네, 그래서 제가 경기 감독관을 잠깐 만났는데요. 그쪽에서도 심각하게 생각을 하고 있고.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을 하겠다. 구두로는 그렇게 대답을 받았는데 아직 서면회신은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 박재홍> 우리 팀에서 서면으로 항의를 보냈는데 회신은 아직 오지 않았다.
◆ 박은지> 네, 맞습니다.
◇ 박재홍> 경기가 끝나면 각 팀 감독등이 언론과 인터뷰를 하지 않겠습니까? 우즈베키스탄 감독이나 그 팀들이 사과는 전혀 없었어요?
◆ 박은지> 그런 건 없었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발로 차고 주먹으로 치면서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플레이 아니었습니까? 그럼에도 전혀 일말의 사과도 없었다?
◆ 박은지> 네, 공식적으로 받은 건 전혀 없었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이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네요. 킹스컵 축구대회, 앞으로 어떤 일정이 남아 있습니까?
◆ 박은지> 저희가 지난 1일에 첫 경기를 우즈베키스탄 22세팀과 경기를 했고요. 4일 한국시간으로 16시에 온두라스 20세팀과의 경기가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7일 현지 시간 19시에 태국과 마지막 경기가 있고, 그날 순위가 결정되어서 우승팀을 가리게 됩니다.
◇ 박재홍> 우리 22세 이하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친선대회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게 참 아쉽네요. 우리 축구협회에서 항의공문을 보냈고, 이것에 미온적인 답변이 온다면 아시아축구연맹 AFC에 직접 진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번 조치가 잘 취해져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네요.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은지> 감사합니다.
◇ 박재홍> 현재 태국에서 우리 대표팀 매니저로 선수들과 함께 있는 대한축구협회를 박은지 팀매니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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