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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뺀 김남길, 입 턴 유해진…영화 '해적'을 보는 재미

[노컷리뷰]140억원 웃음…유쾌한 블랙코미디 속 묵직한 메시지 눈길

2014-07-24 10:20

힘 뺀 김남길, 입 턴 유해진…영화 '해적'을 보는 재미
시종일관 쉬지 않고 입을 터는 유해진은 명불허전이었고 한층 힘을 뺀 김남길은 이 사람이 이렇게 유쾌했던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유연했다. 140억원대 블록버스터 영화 ‘해적’은 막대한 제작비보다도 배우들의 호연이 극의 묘미를 살리는 맛이었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은 유난히 대작들의 경쟁이 치열한 올 여름, ‘군도’, ‘명량’의 뒤를 잇는 세 번째 한국영화 주자다. 영화는 조선 건국 보름 전, 고래의 습격으로 국새가 사라지면서 이를 찾기 위한 해적과 산적, 관군의 치열한 작전을 그린다. 이는 실제 조선 건국당시 10년간 국새가 없었던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것.

‘7급공무원’의 천성일 작가와 ‘댄싱퀸’의 이석훈 감독, ‘상어’ 이후 재회한 손예진과 김남길, 140억원이라는 초대형 제작비가 투입된 국내 최초 해양 블록버스터물이라는 점에서 제작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23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해적’은 배우들의 코믹 열연이 빛을 발한 블랙코미디물이다. 청초함으로 대변되는 배우 손예진, ‘선덕여왕’, ‘상어’ 등 드라마를 통해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했던 배우 김남길은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작정한 듯 유쾌한 웃음을 전달했다.

특히 ‘선덕여왕’ 이후 처음으로 코믹물에 도전한 김남길은 “원래 내가 웃기는 성격이다”는 본인의 말처럼 의욕만 앞세워 바다로 떠나는 다소 허술한 산적 장사정 역을 자유자재로 표현해냈다. ‘첫사랑의 아이콘’ 손예진 역시 ‘작업의 정석’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코믹 연기에서 나무랄데없는 액션과 우월한 미모를 뽐냈다.

‘해적’을 보는 또다른 맛은 유해진을 비롯한 코믹 조연들의 감초연기다. 120분간 쉬지않고 입을 터는 유해진은 해적이었다가 산적을 오가는 ‘깍두기’같은 철봉이라는 인물을 통해 신스틸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멀미가 심해 적성에 맞지 않는 해적을 때려치고 산적에 입문한 철봉은 단 한 번도 바다에 가본 적 없는 산적들에게 국새를 삼켰다는 고래와 바다의 위용을 허풍 반, 진담 반으로 설명한다. 허세가 심한 철봉의 무용담에 귀를 기울이고 있자면 웃음이 저절로 터져나온다.

이외에도 산적단의 스님 박철민을 비롯한 조달환, 김원해 등 산적 멤버들과 손예진을 보위하는 해적 신정근, 설리, 이이경 등의 코믹 감초 연기는 이 영화의 웃음을 지탱하는 든든한 힘이다. 반면 악역으로 분한 이경영, 김태우는 산적과 해적의 반대급부에 서서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영화의 완급을 조절한다. 김태우와 김남길, 이경영과 손예진이 맞붙는 액션신 또한 영화의 볼거리 중 하나다.

‘해적’을 위해 특별히 탄생한 고래 CG역시 눈여겨 볼만 하다. 영화 ‘미스터고’에서 고릴라의 털을 정교하게 구현해 낸 ‘덱스터 스튜디오’의 R&D팀이 독자적으로 개발해낸 ‘제피로스’ 기술을 통해 고래 비주얼을 탄생시켰다. 리얼하고 생동감 넘치는 고래의 모습은 실제로 바다 속을 유영하는 듯한 느낌을 안긴다.

영화는 고래가 삼킨 국새 되찾기 사건을 통해 나라의 주인이 백성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강조한다. 드라마 ‘추노’를 통해 민초들의 중요성을 강조한 천성일 작가다운 결론. 가족과 함께 즐거운 코믹액션물을 즐기고 싶다면 ‘해적’은 제법 괜찮은 선택이다. 다만 이 시끌벅적한 해양블록버스터물의 재미를 위해 다소 영화가 산만한 것은 감안해야 한다. 8월 6일 개봉. CBS노컷뉴스 조은별 기자 mulga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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