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탓에 올 시즌 서울의 출발은 부진했다. 순위표의 윗자리가 익숙했던 서울이지만 시즌 초반 최하위권을 맴돌았을 정도로 적응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은 서두르지 않았다. 이들의 빈자리를 대신할 적임자를 찾기 위해 치열한 내부 경쟁을 이끌었다.
브라질월드컵 휴식기를 마치고 다시 경기가 재개되자 서울이 진행해온 내부 경쟁의 진가가 발휘되고 있다. 부진했던 시즌 초반의 성적을 딛고 리그에서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린 데 이어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포항과의 FA컵 16강에서는 후보 선수들의 맹활약을 앞세워 승부차기 끝에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사실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앞두고 만난 최용수 감독은 포항과 FA컵 16강에 윤일록과 윤주태, 고광민의 교체 출전을 예고했다. 실제로 최용수 감독은 후반 8분 윤일록을 시작으로 18분 윤주태, 30분 고광민을 그라운드에 투입했다.
의도적으로 후반에 투입한 '에이스' 윤일록을 제외한 윤주태와 고광민은 아직 후보다. 하지만 서울은 연장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를 치르는 가운데 윤주태와 고광민이 차례로 골을 넣으며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짜릿한 승리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기회를 잡으려고 힘들게 시간을 보내는 선수들이 많다"고 팀 내 상황을 소개한 최용수 감독은 경기 전 출전을 예고했던 선수 3명에 대해 "교체 시간까지 세밀하게 지시했다. 일정이 빡빡하기 때문에 체력이 떨어질 때 승부수를 띄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 시즌 고비마다 골을 터뜨리며 최용수 감독을 흐뭇하게 하는 윤주태의 활약이 '가뭄의 단비'였다. 이 경기에서도 0-1로 뒤진 후반 45분 김치우가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낮게 깔아 찬 공을 방향만 바꾸는 슈팅으로 동점 골을 뽑았다.
최용수 감독은 "처음 팀에 왔을 때는 분데스리가에서 뛰었다고 겉멋이 들어있어 일부러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서 "그래서인지 지금은 상당히 굶주려 있다. 자기가 가진 장점을 살려 중요한 경기에서 득점까지 해줬지만 앞으로 조금 더 성장해야 한다"고 격려했다.서울월드컵경기장=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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