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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응답하라 1990]재일교포 야구 선수들의 ‘추억’

장명부에서부터 김대유까지 '고국' 찾은 이들 다수

2014-03-06 22:08

▲재일교포출신김성근(사진좌)-송일수(사진우)감독.사진│고양원더스,두산베어스
▲재일교포출신김성근(사진좌)-송일수(사진우)감독.사진│고양원더스,두산베어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1982년에 프로야구가 출범했을 때까지만 해도 각 구단은 ‘선수부족’에 시달려야 했다. 말만 ‘프로’였지, 대부분 실업야구나 고교/대학야구에서 겪었던 ‘아마추어티’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선발과 불펜 투수의 경계가 모호했고, 라인업 역시 ‘가장 잘하는 선수’ 위주로 짜여지기 마련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프로다움’을 강조하기 위해 각 구단이 생각해 낸 방법이 바로 ‘재일교포 선수들’의 영입이었다. 따라서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동포 선수들 중 일본 프로야구에서 크게 효용 가치가 없는 선수들을 찾아내는 것이 국내 구단들의 가장 큰 지상과제였다.

이러한 가운데, 장명부, 이영구, 홍문종, 최일언 등이 1980년대 한국프로야구를 이끌었던 재일교포 선수들이었고, 김성길, 김기태, 주동식, 김무종, 유고웅 등도 각자 나름대로 소속팀에서 괜찮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러한 재일교포 영입과정 중에서 가장 치열했던 것은 거물 김일융의 스카우트 때 보여 준 삼성과 OB의 싸움이었다. 마치 양 그룹사간의 자존심 싸움으로도 대변됐던 치열한 당시 스카우트는 김일융의 삼성행으로 종결됐지만, 당사자인 OB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김일융은 삼성 소속으로 줄곧 에이스로 활약함과 동시에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서도 재기에 성공하며 ‘제2의 성공 신화’를 쓰기도 했다.

1990년대 재일교포 야구 선수들의 ‘추억’

어쨌든 재일교포 야구 선수들의 등장은 ‘적당주의’와 ‘아마추어 정신’에 젖은 기존 선수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간혹 관중석에서 들려오는 ‘반쪽발이’ 소리에 가슴 아파할 만했지만, 그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술적으로나 멘탈적으로 기존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이는 일본에서 크게 효용 가치가 없어진 자신의 가치를 고국에서 재발견했다는 데에서 본인 스스로 큰 보람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중 일부는 일본에서의 고단한 생활을 곧 잊어버리고 대마초 흡연이나 간통 등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명과 암’을 동시에 전달했던 셈이었다.

이러한 재일교포 선수들의 숫자는 1990년도에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만큼 프로야구 10년에 접어들면서 굳이 재일교포 선수들이 아니더라도 양질의 젊은 선수들이 대거 등장하여 성적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안겨 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각 구단에 놓칠 수 없는 관심거리 중 하나였다. 청보와 태평양을 거쳐 LG 유니폼을 입은 김신부도 그 중 하나. 그는 트레이드 이후 11경기에 등판하여 2승 2패 1세이브를 기록했는데, 바로 그 해에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서 그도 기쁨을 나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듬해 재계약에는 실패하면서 일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롯데 역시 재일교포 선수 영입에 소홀하지 않았다. 1990시즌을 앞두고 외야수 김병수를, 1992시즌에는 역시 외야수인 김행희를 영입했기 때문. 하지만, 두 이 모두 썩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은 아니었다. 김병수는 두 시즌 동안 타율 0.244(49안타, 4홈런, 29타점)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김행희는 아예 3경기만 뛰다 일찌감치 시즌을 접어야 했다. 당시 오프시즌에 꽤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그러한 관심이 성적으로 이어지지 못한 셈이었다. 또한, 쌍방울 투수 황태호도 1992시즌을 앞두고 고국땅을 밟았지만, 네 타자만을 상대(3피안타) 했다는 기록만 남겨 있다. 그나마 태평양에서 활약했던 정문언 정도가 1990년대에 나름 괜찮은 성적을 기록했던 재일교포 선수였다(1991~2시즌 통산 타율 0.286, 158안타, 13홈런, 57타점).

이들 이후 재일교포 선수들에 대한 기록은 드문 편이다. 그나마 삼성과 한화를 거쳐 3년간 고국에서 야구를 했던 내야수 고지행이 나름대로 괜찮은 모습을 보였고, 3년 전에는 김대유(일본명 가네무라 다이유)가 SK 유니폼을 입으면서 그 명맥을 유지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재일교포 선수들에 대한 이렇다 할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 않지만, ‘재일교포 1, 2세대’라 할 수 있는 고양 원더스의 김성근 감독, 두산 베어스 송일수 감독이 지도자로서 또 다른 역량을 보여주고 있어 옛 추억을 떠올릴 만하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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