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토론토 블루제이스 담당 필자는 노시환의 토론토 영입 적합도에 최하위 등급인 D-를 매겼다. 반면 사토에게는 A-를 부여했다.
문제는 평가 등급만이 아니었다. 노시환을 사토의 단순한 하위 호환이 아니라 그보다도 훨씬 떨어지는 선수라는 취지로 묘사했다. 원문에 사용된 표현은 'homeless man's version of Sato'였다. 사실상 노시환을 '사토의 처참한 열화판'으로 취급한 셈이다.
그 이유로는 3루 수비의 불안정성, 25%를 넘는 삼진율, 그리고 KBO 리그의 경쟁 수준을 거론했다. 토론토에서 30홈런을 칠 가능성이 있더라도 로스터 한 자리를 내줄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이 평가는 어디까지나 토론토 영입 적합도에 대한 한 칼럼니스트의 분석이다. 메이저리그 전체의 공식 평가도 아니고, 노시환의 가능성을 최종적으로 판정한 것도 아니다.
더욱이 사토 역시 삼진이 적지 않은 타자다. SI도 사토의 3루와 우익수 수비가 좋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엄청난 파워와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A-를 줬다.
사토는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143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6리, 39홈런, 106타점, OPS 0.991을 기록했다. 센트럴리그 타격 3관왕에 오른 명실상부한 일본 최고의 거포다.
노시환도 결코 내세울 성적이 없는 타자가 아니다. 2026시즌 127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 29홈런, 96타점, 97득점을 기록했다. 26세라는 나이도 강점이다. 올 시즌 삼진율이 25.7%로 높아진 것은 분명 개선해야 할 과제지만, 그의 장타력까지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다.
물론 사토와 노시환의 현재 성적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리그 수준과 상대 투수들의 구속, 구종, 수비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두 선수의 진정한 가치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검증될 수밖에 없다.
노시환에게 이번 혹평은 오히려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사토가 미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면 노시환도 자신의 방망이로 그 평가가 옳았는지 증명하면 된다. 노시환이 MLB에 도전하는 이유는 단순히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야구가 세계 최고 무대에서 어느 정도 통하는지 확인하고 싶은 욕심도 있을 것이다. 한화와 11년 총액 307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지만, 포스팅을 통한 해외 진출의 길을 열어놓은 것도 그런 도전 의지를 보여준다.
물론 메이저리그 진출 자체가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더 빠른 공에 적응해야 하고, 약점으로 지적된 삼진율과 수비도 개선해야 한다. 주전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피할 수 없다.
그렇다고 도전하기도 전에 평가에 주눅 들 필요는 없다. 사토가 일본 야구의 자존심을 걸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면 노시환도 KBO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서 당당히 맞서야 한다. '사토의 열화판'이라는 평가를 뒤집을 가장 확실한 방법은 메이저리그에서 직접 경쟁하는 것이다. 노시환이 반드시 미국에 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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