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2027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경기 모습 [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11010629170828405e8e9410871751149612.jpg&nmt=19)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스틱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35년 6월5일자 ’珍奇(진기)한異國競技(이국경기)인디안의스포츠‘ 기사에서 ’(규정)이업슴으로 競技中(경기중)"스틱"으로相對者(상대자)를 때려도不關(불관)하다는危險千萬(위험천만)한것이다‘라고 전했다. 여기서 스틱은 상대 선수를 가격할 수도 있는 경기 도구를 가리킨다. 오늘날 아이스하키에서 사용하는 스틱과 마찬가지로, 스포츠 경기에서 공이나 경기 도구를 다루는 막대기를 의미한다. 우리 언론에서 스틱이라는 외래어가 아이스하키에만 한정되지 않고, 이미 1930년대에 외국의 스포츠 문화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사용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 기사는 확인시켜 준다.
영어 단어 ‘stick’ 뿌리는 고대 영어의 명사 'sticca'에서 찾을 수 있다. 서기 1000년 이전부터 사용된 이 단어는 나뭇가지나 가느다란 나무토막, 말뚝, 막대 등을 의미했다. 이후 중세 영어 'stikke'를 거쳐 오늘날의 스틱이라는 형태로 자리 잡았다.
이 단어의 어원은 단순히 나무라는 물질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 뿌리에는 '찌르다' ,'뾰족하게 하다'라는 의미도 연결돼 있다. 무언가를 찌르거나 고정하는 도구로 사용했던 막대기의 원초적인 쓰임새가 언어에 남아 있는 셈이다.
실제로 스틱은 나무로 만든 막대기뿐 아니라 지팡이, 당구 큐, 골프채와 같은 스포츠 도구를 가리키는 말로도 확장됐다. 17세기 후반에는 게임이나 스포츠에서 밀거나 치는 데 사용하는 막대기라는 의미로 쓰인 기록도 나타난다. (본 코너 1774회 ‘당구용 막대기를 왜 ‘큐(cue)’라고 말할까‘ 참조)
아이스하키 스틱 역시 이러한 언어적 의미의 연장선에 있다. 초창기 하키에서 스틱은 오늘날처럼 복잡한 구조와 첨단 소재를 갖춘 장비가 아니었다. 선수들은 나무로 만든 막대기를 이용해 공이나 퍽을 움직였다. 특히 하키 스틱은 퍽을 밀고, 때리고, 방향을 바꾸는 데 사용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스틱이라는 이름이 매우 직관적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스틱은 단순한 나무 막대기에서 정교한 스포츠 장비로 발전했다.나무 소재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던 스틱은 이후 알루미늄과 복합소재를 거쳐 카본 파이버 기반의 제품으로 진화했다. 샤프트의 강도와 탄성, 블레이드의 곡률과 각도, 무게와 밸런스까지 선수의 경기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그럼에도 이름은 바뀌지 않았다. 수백 년 전 나뭇가지를 뜻하던 단어가 오늘날 세계 최고의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사용하는 첨단 장비의 이름으로 살아남은 것이다.
아이스하키에서 스틱은 단순히 퍽을 치는 도구가 아니다.선수의 의도를 퍽에 전달하는 매개체이자,경기의 속도와 방향을 만들어 내는 연장선이다. 스틱을 어떻게 잡고, 어떤 각도로 블레이드를 세우며, 어느 순간 힘을 전달하느냐에 따라 패스의 질과 슛의 위력이 달라진다. 수비수에게는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방패가 되기도 하고, 공격수에게는 득점을 완성하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어쩌면 아이스하키 장비 가운데 가장 단순한 이름을 가진 스틱이야말로 가장 많은 기술과 감각을 담고 있는 장비인지도 모른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