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준비 부족'이다. 비시즌 기간 구속이 130km대 중후반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현재 유영찬의 몸 상태가 실전을 치를 단계가 아님을 방증한다. 투수는 인대와 근육이 예열되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힘을 쓸 때 부상 위험에 노출된다. 연습경기에서 난타당한 것은 구위 자체가 합격점에 도달하지 못했음을 의미하며, 이 상태로 본선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타자들의 먹잇감이 되는 것은 물론 투수 본인에게 심리적 트라우마까지 안길 수 있다.
국가대표팀 입장에서도 유영찬의 기용은 악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검증되지 않은 구위로 접전 상황에 등판시키는 것은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도박을 거는 것과 다름없다. 이미 대표팀에는 페이스가 좋은 젊은 불펜 자원들이 존재한다. 컨디션이 바닥인 선수를 이름값이나 경험만으로 마운드에 올리는 것은 팀 성적을 위해서도 지양해야 할 태도다.
소속팀 LG 트윈스에게는 그야말로 비상사태다. 유영찬은 팀의 뒷문을 책임지는 핵심 중의 핵심이다. 국제대회 여파로 시즌 중반 구속 저하나 부상이 발생할 경우, LG의 한 시즌 농사는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 과거 잦은 국제대회 차출로 고초를 겪었던 선배 투수들의 '혹사 잔혹사'가 유영찬에게서 재현될 수 있다는 팬들의 공포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지금 유영찬에게 필요한 것은 태극마크의 중압감을 이겨내는 투혼이 아니라, 철저한 관리와 휴식이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선수의 현재 구위를 냉정하게 직시해야 하며, 구단 역시 선수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 준비 안 된 등판은 영광이 아닌 상처만 남길 뿐이다. 지금이라도 유영찬의 등판 비중을 대폭 줄이거나, 관리 차원의 운용을 결단해야 할 시점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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