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대표팀이 향하는 도쿄는 한국 야구에 있어 영광의 성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치욕스러운 기억이 박제된 곳이기도 하다. 불과 지난 대회인 2023 WBC 당시, 대회 기간 중 도쿄의 유흥업소를 드나들며 벌인 '음주 파문'은 한국 야구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 경기 전날까지 이어진 무분별한 술판은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 선수들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직업윤리조차 실종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최근까지 이어진 롯데발 도박 논란과 지난 대회의 술판 사건은 결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한국 야구계 내부에 만연한 기강 해이와 팬들을 기만하는 안일함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심하게 말해, 이번 대표팀은 야구 외에는 숨도 쉬지 말아야 한다. 또다시 이런 추태가 반복된다면 한국 야구에 더 이상의 회생 기회는 없다는 마지막 경고인 셈이다.
일본 도쿄는 화려한 유흥가와 파친코 시설이 도처에 널려 있어 선수들을 유혹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나 하나쯤이야", "잠깐 머리 좀 식히는 건데 어때"라는 식의 안일한 생각이 드는 순간, 그것은 곧 한국 야구의 종말을 고하는 자폭 버튼이 될 것이다. 롯데의 도박 사건이 보여주었듯, 한순간의 일탈은 개인의 파멸을 넘어 리그 전체의 신뢰도를 바닥으로 추락시킨다.
2026 WBC 대표팀 선수단 전원은 도쿄 원정이 결코 관광이나 유흥의 기회가 아님을 뼈저리게 인식해야 한다. 지금 팬들은 승패보다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린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실력으로 지는 것은 스포츠의 생리상 이해할 수 있어도, 도박이나 음주 같은 비상식적인 논란으로 팬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류지현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이번 도쿄 체류 기간 중 선수들의 동선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철저한 자기 관리를 감독해야 할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다. 도쿄돔과 숙소 사이의 짧은 이동 거리조차 국가대표로서의 품격을 유지해야 하며, 불필요한 사적 모임이나 밤거리 외출은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국가대표라는 이름표는 권력이 아니라 무거운 짐이다. 국민의 응원과 KBO 리그의 명운을 어깨에 메고 나가는 무대에서 사생활의 자유를 운운하는 것은 비겁한 변명에 불과하다. 지금은 야구장 밖에서의 행실이 야구장 안에서의 투혼보다 훨씬 더 엄격한 잣대로 평가받는 시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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