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3년 WBC 직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우석은 오타니를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던질 곳이 없으면 아프지 않은 곳에 맞혀서 내보내고 다음 타자와 승부하겠다"는 파격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상대의 빈틈없는 타격을 투수 특유의 투박한 방식으로 극찬한 것이었으나, 이는 곧 '고의사구 예고'로 번지며 한일 양국 언론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하지만 고우석은 연습 경기 도중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두 사람의 격돌은 허무하게 불발됐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지금, 상황은 더욱 극적으로 바뀌었다.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진출 시도와 부침을 겪으며 한층 단단해진 구위를 연마했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마이너리그 트리플A 소속으로 다시 한번 대표팀의 뒷문을 책임지기 위해 도쿄돔에 입성한다. 오타니 역시 일본 대표팀의 승리를 위해 이번 WBC에 지명타자로 참가를 확정지었다. 이번 대회는 고우석에게는 3년 전의 '말 빚'을 갚고 국제무대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증명의 무대'다.
고우석이 3년 전 언급했던 '아프지 않은 곳(엉덩이)'이 아닌, 오타니의 방망이를 얼어붙게 할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찌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