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치홍은 66경기 출전, 타율 0.172, 2홈런 18타점, OPS 0.238로 커리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시즌 초반 복통과 손목 부상의 후유증이 겹치며 기대만큼 반등하지 못했고, 1군 엔트리에서 다섯 차례나 말소되는 불운까지 겪었다. 시즌 막판 잠깐 복귀했지만, 8타수 1안타로 끝나며 가을야구에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그 자리는 의외의 이름, 올해 1군에서 단 15경기만 뛴 좌타 1루수 권광민(28)이 채웠다. 퓨처스리그와 연습경기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대타·백업 1루수·수비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 가능한 멀티 포지션 능력을 입증했다.
PO 엔트리 30명 중 포스트시즌 경험자는 10명, 우승 경험자는 안치홍을 제외한 4명에 불과하다. 화려한 이름값보다 실제 경기 효율을 냉정하게 선택한 김경문 감독의 결정은, 가을야구가 얼마나 잔혹한 무대인지를 보여줬다.
안치홍 없이 한화는 삼성과 팽팽한 승부 끝에 승리했다. 이는 한국시리즈에서도 베테랑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한다. 72억 FA. 그러나 팀이 원하는 순간에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베테랑은 단기전에서 결국 '패싱'될 수밖에 없다.
가을야구는 성적과 활용 가능성 앞에서 냉정하다. 안치홍의 부재 속에서도 한화는 전략적 선택과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포스트시즌을 헤쳐 나가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같은 흐름이 반복될지, 아니면 베테랑이 마지막 명예 회복의 순간을 잡을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