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선수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영웅의 마지막 길을 예우로 배웅했다. 최고참 야수 최형우는 경기 전 구단과 이범호 감독에게 "오승환 형의 마지막 상대가 되고 싶다"고 요청했고, KIA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0-5로 뒤진 9회초 오승환이 마운드에 오르자 KIA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최형우를 대타로 투입했다. 삼성 시절 오승환과 깊은 우정을 나눴던 최형우는 그렁그렁한 눈으로 타석에 들어서며 헬멧을 벗고 고개를 숙였다.
헛스윙 삼진으로 마지막 대결을 마친 최형우는 마운드로 올라가 오승환을 안아줬고, 관중들은 기립해 두 선수를 축하했다.
경기 후에도 KIA의 배려는 이어졌다. 동갑내기 손승락 수석코치는 경기장에 남아 친구의 은퇴를 축하했다. 추신수, 이대호, 김태균 등 1982년생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로 내려와 오승환을 격려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인 양현종도 은퇴식 행사에 참여해 협회 선물을 전달했다. 전달 후에도 광주로 향하지 않고 원정팀 더그아웃에 남아 은퇴식을 끝까지 지켰다.
두 팀은 3일 광주에서 2025 정규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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