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근대5종 남자 펜싱 랭킹라운드에서 전웅태가 이집트 선수와의 대결에서 득점한 뒤 환호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918040936082045e8e9410873972836.jpg&nmt=19)
펜싱 에페는 군인이 칼(검술)을 다뤄야 하는 능력을 상징한다. 구글 검색에 따르면 프랑스어 ‘épée’는 검이라는 뜻이다. 라틴어 ‘Spatha’가 어원이며, 고대 프랑스어 ‘Espe’를 거쳐 1889년 작은 검이라는 의미로 쓴 ‘épée de combat’ 에서 차용돼 현재에 이른다. 영어로는 ‘epee’라고 쓴다.
우리나라 언론은 처음에는 ‘에뻬’라고 쓰다가 ‘에페’로 바꿔서 썼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경향신문 1961년 10월1일자 ‘휀싱競技(경기) 劍(검) 끝에 精神統一三銃士(정신통일삼총사)의 劒豪(검호)마냥 날씬 異國情緖(이국정서) 넘치는 護身術(호신술)’ 기사에서 ‘에뻬’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다. 경향신문 1965년 7월23일자 ‘外国語大(외국어대)3年連覇(연연패) 에페’ 기사에선 ‘에페’라는 말로 바꿔 보도했다.
19세기 유럽 군대에서는 장교가 펜싱을 필수 교양으로 배웠다. 따라서 펜싱은 군인으로서의 품위와 실력을 상징하는 종목이기도 했다. 펜싱은 종목 마다 검의 종류가 다르고, 공격부위도 다르다. 에페 검의 길이는 110cm 이하로 보통 90cm이며, 무게는 770g 이내이다. 검 단면은 삼각형이다. 에페만 상대 선수의 전신을 모두 공격할 수 있다. 사브르나 플뢰레 종목에서는 공격 부위가 한정적이다. 공격권 방어권 없이 먼저 누가 찔렀느냐에 따라 득점이 인정된다. 에페 종목은 상대방의 몸 어느 부위나 관계없이 검 끝으로 찌르면 득점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스텝 밟으면서 앞으로 왔다 뒤로 왔다 하면서 상반신과 하반신 다 노리는 종목이라고 보면 된다. (본 코너 1153회 ‘왜 에페라고 말할까’ 참조)
근대5종에서 펜싱 에페 종목은 일대일 라운드 로빈(모든 선수와 맞대결)으로 경기를 가지며 보너스 라운드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한 경기당 최대 1분, 선수가 먼저 1점을 따면 즉시 종료되며, 보너스 라운드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이뤄지고 승리할 때마다 추가 점수를 획득한다.
근대5종에서 펜싱은 단순히 군사 기술의 상징을 넘어, 심리전과 전략 게임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특히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모든 선수와 맞붙기 때문에, 체력뿐 아니라 경기 운영 능력·멘탈 관리 능력도 시험할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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