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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547] 근대5종은 왜 승마 대신 장애물 경기로 대체하려할까

2025-09-17 04:06

 근대5종 종목에 새로 적용된 장애물 경기에서 국가대표 김유리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피니시월’을 오르는 모습. [대한근대5종연맹 제공]
근대5종 종목에 새로 적용된 장애물 경기에서 국가대표 김유리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피니시월’을 오르는 모습. [대한근대5종연맹 제공]
2028년 LA 올림픽부터 근대5종은 승마 종목을 장애물 경기로 대체한다. 말을 이용한 장애물 경기 대신 선수가 직접 장애물 경기를 하는 것이다. 국제근대5종연맹(UIPM)은 2022년 대의원총회에서 승마 대신 장애물 종목을 채택하는 안을 전체 투표에서 통과시켰다. 다만 파리 2024 올림픽까지는 기존 방식(승마 포함)을 유지하고, 장애물 종목은 2024 LA 올림픽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본 코너 1542회 ‘근대5종은 왜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할까’ 참조)

이전 근대5종에서 승마는 선수의 기량보다 배정된 말에 따라 경기 결과가 크게 좌우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근대5종 승마 종목(Show Jumping, 장애물 경기)은 말 그대로 선수와 말이 함께 장애물을 뛰어넘는 장애물 비월 경기(Obstacle Jumping) 방식으로 운영됐다. 일반적인 승마 장애물 경기와 달리, 근대5종만의 독특한 규칙과 운영 방식이 있다. 무작위 추첨으로 배정된 말로 12개 장애물을 350~450m 코스를 달려 15번 점프하는 방식이며, 기본 300점에서 감점하는 규칙으로 운영된다. (본 코너 1359회 ‘승마에서 왜 ‘장애물 비월’이라 말할까‘ 참조)

2020 도쿄 올림픽에선 독일 선수와 말이 충돌하고, 심판과 감독의 말 학대 논란이 국제적으로 크게 확산됐다. 낯선 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방식이 동물 학대라는 비판을 받았던 것이다. 특히 말이 거부하거나 다치는 장면이 방송되며 종목 존폐론까지 불거졌다.

사실 근대5종에서 승마는 시설·말 관리 비용이 매우 높아, 많은 국가에서 선수 육성이 큰 애로를 겪었다. 때문에 올림픽 종목으로서 세계적 보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제근대5종연맹은 올림픽 존속을 위해 승마 대신 인간 능력만을 시험하는 장애물 경기가 대안으로 내세웠다. 장애물 경기는 공평성과 경기력 중심으로 선수들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 모든 선수가 동일한 코스를 달리며 기량만으로 승부가 갈린다. ‘말 운’이 아니라 순수한 인간 능력(체력·민첩성·지구력)이 평가될 수 있는 것이다.

장애물 달리기(Obstacle Course Race, OCR)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로, 크로스핏·군사훈련과 유사해 일반인에게도 친숙하다. 시설 설치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국가 간 격차를 줄일 수 있다. 장애물 경기는 기존 승마와 마찬가지로 300점 만점에서 시작해 100m 전후 트랙 위에 설치된 다양한 장애물 통과하도록 했다.

근대5종은 승마에서 장애물 경기로 대체함으로써 고전적인 군사 종합 경기라는 틀에서 벗어나, 현대적이고 젊은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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