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2(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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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구원투수들' KT 벤치에서 나온 영웅들...가을야구 꿈 키워

2025-09-12 16:15

kt 권동진 / 사진=kt wiz 제공
kt 권동진 / 사진=kt wiz 제공
2025시즌 막바지 순위경쟁 중인 KT 위즈가 가을야구 진출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나 있던 선수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팀의 핵심 동력이었던 불펜, 특히 필승조가 지친 기색을 보였다. 마무리 박영현은 전반기 2.60이었던 평균자책점이 후반기 5.60까지 치솟았다. 그럼에도 KT는 크게 무너지지 않고 5할 승률을 유지하며 가을야구 안정권을 사수하고 있다.

1년 내내 야속했던 타선이 조금씩 부침을 털어내고 있다. 9월 들어 5경기에서 3승 2패를 기록했고, 경기당 최소 4점, 평균 7점을 올렸다.

'약점'으로 불리던 포지션에서도 뜻밖의 활약이 이어졌다. 11일 잠실 LG전 6-4 역전승을 이끈 권동진이 대표적이다. 데뷔 5년차 올 시즌 새 주전 유격수로 우뚝 선 그는 FA로 떠난 심우준의 공백을 메우고 7월 올스타전에도 출전하며 연착륙했다.

수비에 강점이 있지만 타격은 아쉬웠다. KT 유격수 포지션 OPS는 0.646으로 10개 구단 중 9위였고, 권동진은 8월 이후 27경기에서 타율 0.175에 그쳤다.

하지만 권동진은 LG전에서 거함을 무너뜨리는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8회 1사 1·2루에서 우익수 3루타를 때려 역전타를 만들었다. 2021년 4월 데뷔 후 4년여 만에 나온 첫 결승타였다.

벤치의 판단도 좋았다. 7회 대타 강백호의 추격 적시타가 대표적이다. 9월 이후 대타 성적을 보면 이호연(5타수 3안타), 강백호(2타수 2안타), 문상철(2타수 1안타) 등이 번뜩였다.

전반기 대타 성공률 0.177로 리그 9위였던 KT는 후반기 0.313으로 끌어올렸다. 이 시점 KT보다 높은 팀은 KIA(0.359) 한 팀뿐이다.


외야수 안치영도 9일 두산전에서 데뷔 후 첫 홈런을 역전 투런으로 장식했다. 2017년 데뷔 이후 9년 만의 데뷔포였다. KT 외야는 우익수 안현민을 제외하고는 초토화 상태다.

kt 안치영 / 사진=kt wiz 제공
kt 안치영 / 사진=kt wiz 제공
로하스 주니어 대체선수로 합류한 스티븐슨은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고(OPS 0.713), 배정대와 김민혁은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치영이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9월 5경기에서 정확히 5할 타율(10타수 5안타)을 기록 중이다.

KT는 올 시즌 득점을 포함한 각종 타격 지표에서 하위권을 전전했다. 불펜이 강한 업무 강도를 감당해야 했던 이유다. 적은 점수차를 지키거나 추격 상황을 위해 뒷문의 체력 소모가 컸다.

이제 바톤이 넘어간 격이다. 정규리그 종료가 임박한 시점에서 타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팀 잔루는 시즌 전체 3위(1016개)로 빈공에 시달렸지만, 8월 이후만 따지면 224개로 공동 8위다. 집중력이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아직 풀지 못한 갈증이 많다. 타선 곳곳에서 다양한 길을 열어줄 또 다른 영웅의 등장이 필요하다. 예상치 못한 얼굴들도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권동진과 안치영이 보여줬다.

KT가 무뎠던 방망이를 반격의 무기로 삼아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선영 마니아타임즈 기자 / 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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