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한 고승민은 이날 4안타를 몰아치며 지난 2일 LG전 이후 5경기 만에 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을 0.276에서 0.282로, OPS를 0.708에서 0.720으로 끌어올리며 침체된 타격감 회복 신호를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고승민의 2루수 선발 출장이 7월 23일 키움전 이후 한 달 반 만이었다는 것이다. 후반기 부상 복귀 후 한태양에게 2루를 양보하고 1루수로 나서기 시작했고, 나승엽이 복귀하자 이번엔 우익수로 출장했다.
고승민은 올 시즌 수비 포지션별 타격 성적 격차가 심했다. 2루수로 244타석에서 타율 0.330, OPS 0.810을 기록했는데, 이는 NC 박민우(0.808)와 LG 신민재(0.790)보다도 좋은 수준이다.
반면 1루수로는 136타석에서 타율 0.269, OPS 0.709를 기록했고, 우익수로 출장하면 하락 폭이 급증해 83타석에서 타율 0.208, OPS 0.543에 그쳤다. 수비 포지션 변화로 인한 부담감이나 심리적 압박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2루수 출장 비중이 감소한 8월 고승민은 0.245의 타율을 기록했다.
이날 고승민은 한 달 반 만의 2루수 선발 기회에서 김태형 감독에게 시위하듯 4안타를 작렬시켰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며 팀 승리를 견인한 것은 덤이다. 수비에서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며 롯데 2루의 주인은 본인이라고 어필했다.
후반기 한태양이 고승민의 공백을 메우며 타격 잠재력을 만개시켰고, 박찬형은 독립 리그 출신 육성 선수 신화를 써내려갔지만, 결국 2루로 나섰을 때 고승민의 진가가 발휘됐다.
이날 활약에 힘입어 13일 경기에서도 고승민이 선발 2루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은 시즌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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