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가 또다시 연패의 늪에 빠졌다. 구단 역사상 최악의 치욕인 12연패의 상처가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3연패다. 승리보다 패배가 익숙해진 듯한 무기력한 경기력에 팬들의 인내심은 바닥까지 내려앉았다. "또 이러다 끝나는 것 아니냐"는 자조가 구단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문제는 단순한 연패가 아니다. 후반기 내내 불안정한 전력 운영과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일관해온 롯데는, 가을야구 실패 시 거대한 후폭풍을 피할 수 없다. 그 파장은 단순한 성적 부진을 넘어, 구단 전체를 뒤흔드는 '혁명적 물갈이'로 이어질 수 있다.
프런트는 겨울 내내 '가을야구 가능성'을 자신했지만, 외국인 선수 영입 실패와 전력 보강 부재로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감독과 코치진 역시 위기 돌파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데도 실패했다. 당연히 팬들 사이에서는 '감독 교체론'이 공공연히 거론되고, 프런트 수뇌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까지 번지고 있다.
문책 대상은 지도자들만이 아니다. 외국인 선수들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반복하며 교체론에 시달리고, 베테랑들은 꾸준함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젊은 유망주들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기복 있는 경기력에 머물렀다. 팬들의 비판은 결국 지도자도 문제지만, 선수들도 정신 차려야 한다는 데로 모아진다.
이제 남은 건 명확하다. 롯데가 가을야구에 실패한다면, 단순한 성적 부진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장 교체, 단장 경질, 감독 퇴진, 코치진 전면 재편, 그리고 선수단 재편까지, 구단의 모든 레벨에서 대대적인 칼질이 불가피할 수 있다.
롯데는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팬심을 지닌 구단이다. 그러나 그 팬심은 무한하지 않다. 반복되는 '희망 고문'에 지친 팬들이 등을 돌린다면, 이는 단순히 가을야구 티켓을 놓치는 것보다 훨씬 더 뼈아픈 타격이 될 것이다.
가을은 곧 다가온다. 성적으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롯데의 가을은 야구장이 아니라 사무실에서 시작되는 '개편의 계절'이 될 수밖에 없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