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9(토)

스포츠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508] 서핑을 가능하게 하는 파도를 왜 ‘스웰(swell)’이라 말할까

2025-08-09 07:23

서핑을 즐기는 세계의 젊은이 모습
서핑을 즐기는 세계의 젊은이 모습
서퍼들은 넘실대는 파도 위에 타고 싶은 욕망 때문에 바다를 찾는다. 해안으로 밀려드는 파도 에 몸을 던져 보드 위에 선 이들은 절묘한 스릴과 무한한 자유를 느낀다. 서퍼들은 서핑을 위한 파도를 ‘스웰(swell)’이라 말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swell’은 먼 바다에서 발생해 해안으로 들어오는 파도를 의미한다. 서핑이 가능한 파도의 원천이다. 일반적인 파도를 뜻하는 ‘wave’와 성격이 다르다. ‘swell’이라는 말은 영어에서 원래 ‘부풀다, 팽창하다’라는 동사에서 왔다. 서핑에서 쓰이는 ‘swell’은 바로 이 어원과 해양학적 개념이 맞물려 생긴 용어이다.

이 단어의 어원은 인도유럽어 어근으로 ‘부풀다,흘러넘치다’는 의미를 갖는 어근 ‘swel’에서 유래했다. ‘팽창하다, 커지다’라는 뜻인 고대 영어 ‘swellan’을 거쳐 16세기부터 ‘바다 물결이 크게 일렁임’을 묘사하는 말로 쓰이기 시작했다.

‘swell’은 바람이 일으킨 물결이 바람이 멈춘 뒤에도 먼 거리를 전파하며 남아 있는 길고 완만한 파도를 뜻한다. 거친 바람파도(wind wave)와 달리, ‘swell’은 멀리서부터 고르게 다가오고 주기가 긴다. 예를들어 하와이에 도착하는 겨울 파도는 수천 km 떨어진 알류샨 열도 근처 폭풍에서 생긴 것이라고 한다.

서퍼들이 "오늘 swell 들어왔대"라고 말하면 서핑 가능한 파도가 도착했다는 의미이다. ‘swell’이 크고 방향·주기가 좋으면 파도도 일정하고 깨끗하게 부서져 이상적인 서핑 조건이 된다. 반대로 ‘swell’이 없으면 바다는 잔잔하고, 아무리 날씨가 맑아도 서핑은 힘든다.

'날씨는 맑으나 파고는 높다’는 러일전쟁 중 일본 연합함대 사령부가 보낸 전보문이라고 한다. 러시아 발트 함대를 맞아 ‘일본의 넬슨’ 도고 헤이하치로(東郷平八郎 1848~1934)가 이끄는 일본 연합함대가 쓰시마 해전(1905년 5월 27일 직전)에 사용된 것으로 역사적 기록에 나타나 있다. 서퍼들도 바다 상황을 알리는 신호적 성격이 된 이 표현을 서핑하기에 좋은 뜻으로 해석할 것 같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