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대적으로 선발진 전력이 부족한 롯데는 전반기 불펜 대량 투입 작전으로 상대방의 반격 의지를 꺾었지만, 당연히 불펜 소모가 과도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타난 '신선한 어깨' 홍민기(24)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전반기 마지막 출전이었던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선발로 나서 5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의 놀라운 호투를 선보였던 홍민기는 후반기에 포지션을 필승조로 변경했다.
선발 투수로 훌륭한 투구를 펼쳤음에도 불펜으로 전환하면서 "어떤 자리에서든 팀 승리에 도움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던 홍민기는 후반기 자신의 다짐을 실천하고 있다.
18일,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개최된 LG 트윈스와 연속 2경기에 모두 출전해 강한 임팩트를 보여준 것이다.
특히 19일에는 팀이 우세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홀드까지 획득해 더욱 뜻깊었다.
홍민기는 19일 잠실 LG전에서 팀이 3-1로 앞선 7회 무사 1루 상황에서 구원 투수로 등장했다.
그를 맞이한 것은 박해민∼신민재∼문성주∼김현수∼문보경으로 연결되는, LG가 자랑하는 좌타자 라인업이다.
홍민기는 이들을 상대로 1⅓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의 깔끔한 투구를 선보였고, 팀의 6-1 완승과 함께 후반기 첫 홀드를 따냈다.
홍민기의 시즌 기록은 12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1.21이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 0.81, 피안타율 0.171로 리그 최상급 불펜에 뒤지지 않으며, 무엇보다 제구력이 안정된 점이 눈에 띈다.
시속 150㎞ 중반의 속구를 구사하는 홍민기는 올 시즌 22⅓이닝을 던져 볼넷을 겨우 5개만 내줬고, 삼진은 30개나 따냈다.
직구와 슬라이더 두 구종만으로 만들어낸 성과다.
대신 홍민기는 슬라이더를 두 가지 형태로 구사한다.
스위퍼와 궤적이 유사한 느린 슬라이더, 커터처럼 변화하는 빠른 슬라이더다.
그의 느린 슬라이더는 워낙 변화가 극심해서 투구 추적 시스템인 PTS가 커브로 판별할 정도다.
속구와 두 타입의 슬라이더, 여기에 제구력까지 갖춘 홍민기는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노린다.

게다가 프로 무대 데뷔 후 아직까지 홈런을 허용한 적이 없을 만큼 구위가 뛰어나다.
현재로서는 롯데 불펜에서 가장 강력한 전력인 셈이다.
2020년 입단해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한 홍민기는 체인지업과 커브 등 '제3의 구종'을 습득해 향후 선발진에 합류하는 것이 목표다.
그때까지는 현재 보유한 무기를 활용해 롯데 불펜을 지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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