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마리오 리베라도 그랬다. 무표정 그 자체였다. 더그아웃에서도 마찬가지. 블론세이브를 했어도 그의 표정은 한결같았다.
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NC-한화전. 10회초 등판한 한화 김서현은 4사구 4개로 1실점하고 강판됐다. 그는 더그아웃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괴로워하며 모자를 쥐어짰다. 일부 팬은 그가 '울었다'고까지 했다.
김서현은 괴로워할 필요도, 울 필요도 없다. 성격이 그래서인지 몰라도 김서현은 이제부터라도 마운드에서는 물론이고 더그아웃에서도 '포커페이스'를 할 필요가 있다.
그는 던질 날이 훨씬 더 많은 투수다.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실패하면서 크는 것이다. 오승환도, 리베라도 그랬다.
김서현은 올해 너무나 잘하고 있다. 팀의 마무리 투수라는 막중한 보직을 맡아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너무 잘하려는 생각에, 팀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마음이 강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너무 티를 내는 것도 좋지 않다.
젊은 혈기에 그럴 수 있지 않냐는 반론도 있겠지만, 그럴수록 자제력을 키워야 한다.
야구는 철저하게 상대를 속여야 이기는 스포츠다. 나의 약점을 상대에게 드러내보이면 필패다. 감춰야 이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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