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언론은 대회 경기 방식도 잘 모르면서 이 대회를 상당히 비중있게 다루는 미국 언론의 영향을 받아 대회가 열릴 때마다 빠지지 않고 보도하곤 한다.
아메리카컵은 영어 공식 명칭이 ‘The America's Cup’이다. ‘America’ 앞에 정관사 ‘The’를 써서 미국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대회라는 의미를 강조했다. 테니스 윔블던 대회, 골프 브리티시 오픈 등에 ‘The’를 붙여 종주국의 자부심과 대회 상징성을 부여한 것과 비슷하다. 세계 요트 대회에서 최고라는 의미인 것이다.
아메리카컵은 세계에서 가장 큰 요트 대회 중 하나이다. 지난 대회 우승팀과 예선전을 뚫고 올라온 도전자가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하는게 특징이다. 1851년 처음 개최되었는데, 이는 월드컵보다 79년, 근대 올림픽보다는 45년, 브리티시 오픈보다는 9년이 더 빠른 것이다. 이 때문에 아메리카 컵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경기로도 손꼽는다. 고정된 일정은 없지만 레이스는 일반적으로 3~4년마다 열린다. 최근 대회는 2024년 10월 개최됐는데, 챔피언 ‘Royal New Zealand Yacht Squadron’이 도전자인 영국 ‘ INEOS Britannia’를 7-2로 꺾고 우승했다.
대회 명칭은 최초로 우승한 선박 이름에서 따왔다. 1851년 첫 아메리카컵에서 미국 뉴욕요트클럽은 당시 영국에서 빅토리아 여왕이 주최한 요트 대회에 참여하려 했다. 개최지는 영국의 와이트 섬으로 뉴욕에서 대서양을 건너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요트 ‘아메리카’를 이끌고 와이트 섬에 도착했다. 첫번째 대회라 할 수 있는 이 경기는 15개의 배가 동시에 출발해 1등을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뉴욕요트클럽이 우승을 차지하자 영국은 당황했다. 국제 대회가 활발하던 때도 아니었고, 영국 여왕이 관전하던 대회에서 미국 팀이 이겼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영국은 이 패배를 만회하려고 했고, 뉴욕요트클럽이 가져간 우승 트로피를 놓고 계속 대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해서 열리게 된 대회가 아메리카컵이다.
아메리카컵은 역사와 명성이 높아 세계 최고의 세일러, 요트 디자이너, 부유한 기업가, 그리고 스폰서들을 끌어들인다. 이 대회는 항해 기술, 보트 및 돛 디자인, 그리고 기금 모금 및 경영 능력을 시험하는 대회이다. 이 컵을 놓고 경쟁하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며, 참가 팀들은 각각 1억 달러 이상을 지출합니다. 2013년 우승자는 대회에 3억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추산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