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749] 왜 세계육상연맹 ‘President’를 '위원장'이 아닌 ‘회장’이라고 말할까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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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2-07-16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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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스찬 코 세계육상연맹 회장(오른쪽)이 유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앞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4개나 획득한 미국 원반던지기 '레전드' 알 오에터에게 명예동판을 수여하고 있다. [세계육상연맹 제공]
현재 세계육상연맹 회장은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과 1984년 LA 올림픽서 남자육상 1,500m서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던 영국의 세바스찬 코(66)이다. 그의 영어명 직함은 ‘President of World Athletics’이다. 코는 지난 2015년 8월 베이징에서 열린 러시아 장태높이뛰기 ‘레전드’ 세르게이 부브카와의 회장선거에서 115-92로 승리해 회장으로 선출됐다.

육상 등 대부분의 국제 경기단체장을 우리말로 ‘회장(會長)’이라고 말한다. 회장이라는 단어는 원래 일본식 한자어이다. ‘모일 회(會)’와 ‘길 장(長)’으로 구성된 회장은 모임을 대표하고 모임의 일을 총괄하는 사람이다. 영어 ‘President’를 번역한 말이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회장(會長)’이라는 말은 1898년 고종 35년 9월14일 고종실록에 ‘방문을 붙여 점포를 닫도록 한 조병식 총상회장(總商會長)을 견책하도록 하다’라는 제목의 글에 처음 등장한다. 일본의 영향을 받아 들어온 말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조선일보의 창간일인 1920년 3월5일자 ‘조선일보 창간을 축함’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정친목회장(大正親睦會長) 민영기(閔永綺)’라고 보도했다. 회장이라는 말이 단체의 중요한 통솔자라는 의미로 일제 강점기 시절 널리 쓰였던 것이다.
‘President’는 원래 어떤 단체 수장을 뜻하는 말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선 행정부 최고책임자라는 의미로 쓰인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선 대통령(大統領)이라는 한자어로 번역해 많이 쓴다. 국가원수를 가리키는 용어인 대통령은 일본에서 근대화 번역과정에서 만들어진 한자어이다. 원래 ‘통령(統領)’이라는 말은 중국, 한국, 일본 등 한자 문화권에서 군대계급과 보직 명칭으로 쓰였다. 1853년 미국 페리 함대에 의해 개항을 단행한 일본은 미국 필모어 대통령 친서 번역본에서 처음으로 큰 나라인 미국을 예우한다며 ‘통령’ 앞에 ‘큰 대(大)’자를 붙여 사용했다고 한다. 중국에선 프레지던트를 ‘총통(總統)’ 또는 ‘국가주석(國家主席)’ 등으로 번역해 쓴다.
‘President’는 회장, 사장, 총장 등 단체 대표자라는 뜻으로 광범위하게 쓰이기도 한다. 원래 영어 의미가 회의나 의식을 주재하는 의장이라는 뜻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President’는 앞에 앉는다는 의미인 라틴어 ‘Praesidere’에 어원을 두고 있다. 접두어 ‘Prae’는 앞이라는 ‘Before’라는 의미이며, ‘sidere’는 앉는다는 ‘sit’의 의미이다.

스포츠에서 ‘President’는 위원장이나 회장이라고 번역해서 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최고 책임자는 영어로 ‘IOC President’이며. 공식직함은 ‘President of the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으로 번역해 부른다. 예를들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으로 표기하는 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라는 말은 20세기 초 일본에서 먼저 쓰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서부터 올림픽에 참가한 일본은 ‘IOC President’를 일본식 한자어로 의역해 표기했다. 1920년대부터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우리나라 언론은 일본의 영향으로 일본식 표현을 차용해 쓰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은 우리나라와 같은 표현을 쓰지 않는다. 일본 언론 등은 현재 ‘IOC President’를 ‘국제올림픽위원회 회장(国際オリンピック委員会(IOC)のトーマス・バッハ会長)’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일본에선 위원장이라는 말 대신 회장이라는 말을 언제부터 쓰게 됐는지는 불분명하다. 위원장 대신 회장이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은 위원장이라는 말이 위원 가운데 우두머리라는 뜻으로 형식적인 대표성을 지닌 표현이라는 점 때문에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IOC 최고 책임자의 의미로 적당하지 않다고 인식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본 코너 687회 ‘왜 ‘IOC President’를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라고 말할까‘ 참조)

우리나라도 이제 ‘President’를 위원장이나 회장으로 분리하지 말고 회장으로 단일화해 써야하지 않을까 싶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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