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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30] 왜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이라고 말할까

2021-10-21 11:10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야스민은 17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개막전 IBK기업은행 알토스의 경기에서 시즌 첫 트리플 크라운(한 경기 서브·블로킹·백어택 각 3점 이상)을 달성했다. 야스민이 공격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야스민은 17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개막전 IBK기업은행 알토스의 경기에서 시즌 첫 트리플 크라운(한 경기 서브·블로킹·백어택 각 3점 이상)을 달성했다. 야스민이 공격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17일 여자프로배구 개막전에서 올 시즌 첫 트리플크라운(Triple Crown)이 나왔다. 한 경기에서 서브·블로킹·백어택에서 각 3점이상을 올리는 것을 트리플크라운이라고 말한다. 이날 현대건설의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는 IBK기업은행을 맞아 양팀 최다인 43득점을 기록하며 뺴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는 서브에이스 3점, 블로킹 4점, 백어택 12점 등을 각각 기록해 트리플크라운의 주인공이 됐다.

원래 트리플크라운은 경마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였다. 1930년 경주마인 갤런트 폭스(Gallant Fox)가 미국의 3대 경마 레이스인 켄터키 더비, 벨몬트 스테이크스,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그 말이 낳은 경주마 오마하(Omaha)가 1935년 다시 3개 경주에서 우승하면서 유래했다고 한다. 당시 한 스포츠 기자가 이를 트리플 크라운으로 소개했으며 이 말이 화제가 되면서 한 해에 가장 큰 3개 경주에서 우승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미국 경마보다 역사가 더 오래된 영국 경마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는 설도 있다. 1853년 경주마 웨스트 오스트렐리안(West Austrailian)이 3관왕을 차지한 것을 트리플 크라운의 기원으로 보기도 한다. 트리플 크라운은 경마에서 처음 사용한 뒤 야구, 골프 등 다른 종목으로 퍼져 나갔다.

현재 트리플 크라운은 해당 종목에서 가장 중요하거나 명망이 있는 세 가지 부분에서 성적을 올리는 것으로 통용되고 있다. 야구에서 트리플 크라운은 타자의 경우 타율, 홈런, 타점 부문에서 모두 선두를 차지하는 것을 말한다. 투수는 승수, 삼진수, 방어율에서 동시에 1위에 오른 것을 의미한다. 골프에선 4대 메이저대회 중 3개 대회에서 한 해에 우승을 하는 것을 트리플 크라운이라고 명명한다. 1953년 벤 호건과 2000년 타이거 우즈 2명만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바 있다.

배구에서 트리플 크라운은 야구, 골프에 비해서 기준이 좀 낮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록 내용을 좀 더 세밀하게 보면 배구 트리플 크라운도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브, 블로킹, 후위공격에서 모두 3점 이상을 얻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리 강 서브를 날리는 선수라고 해도 평균적으로 기록하는 서브 에이스는 1경기에 1개 이상을 기록하기가 쉽지 않다. 간간히 서브가 네트를 맞고 운좋게 상대 빈 공간으로 떨어지든가, 라인 위에 걸쳐 맞든가 하든지 운도 따라줘야 한다. 블로킹은 전문 블로커라고 해도 세트당 평균 1개 정도를 기록하고 있어 3개 이상 올리는 것이 결코 녹록치 않다. 후위 공격은 일반 공격보다 난이도가 더욱 높아 경기 당 3개 이상을 올리는 것은 아무나 하기 힘들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프로배구 원년인 2005년부터 외국인 남녀 선수, 토종 남녀 선수들이 작성한 트리플 크라운 기록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프로배구 트리플 크라운 첫 기록 달성은 남자부의 경우 이경수가, 여자부는 황연주가 각각 달성했다. 한국여자배구의 에이스 김연경은 그동안 3차례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한 바 있다.
트리플 크라운에 대한 포상은 상금 100만원으로 출발했다. 지난 2016-2017시즌 때 잠시 아식스 용품 100만원 어치로 변경되었다가 2017-2018시즌 들어서 다시 상금 100만원으로 돌아와 현재까지 시행하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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