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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93] 왜 포스트(Post)라고 말할까

2021-09-12 11:09

2020도쿄올림픽에서 4강신화를 연출한 여자배구 선수들이 손가락을 활짝 펴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여자배구 선수들 뒤로 양측에 포스트가 보인다.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도쿄올림픽에서 4강신화를 연출한 여자배구 선수들이 손가락을 활짝 펴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여자배구 선수들 뒤로 양측에 포스트가 보인다.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학교 체육관이나 공공 체육관, 비치 발리 코트에 배구 네트가 설치된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네트 구성물은 그물망, 안테나와 함께 포스트(Post)로 돼 있다. 포스트는 네트를 똑 바로 세우고 지탱해주는 양 측면에 세워놓은 기둥이다. 대부분의 학교에는 높이 조절이 가능한 포스트가 있다. 프로 및 성인용 포스트와 청소년 포스트의 높이는 다르다.

국제배구연맹(FIVB) 규칙은 포스트 설치에 대한 조항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에 따르면 네트를 지지해주는 포스트는 사이드라인 밖 0.5-1m 거리에 설치하고 높이는 2.55m로 하되 조정할 수 있다. FIVB에서 주관하는 공식 국제대회는 사이드라인 1m 밖에 포스트를 설치해 고정해놓는다. 포스트는 둥글고 유연한 재질로 코트에 와이어 선을 사용하지 않고 코트에 고정시켜 설치하며 위험하거나 경기에 지장을 주는 장치물이 없어야 한다.

실내 코트에 설치하는 포스트는 아연 도금이 된 기둥으로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외부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재질로 커버를 둘러 씌운다. 거칠고 격렬하게 경기를 하다 부딪혀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야외 코트의 포스트는 전선 연결 방식인 슬리브 시스템으로 설치한다. 기둥은 지면 콘크리트로 채워진 슬리브에 삽입해 세운다. 필요한 경우 안전을 위해 기둥에 캡을 씌울 수 있다.

원래 포스트라는 말은 내려놓다는 라틴어 ‘Ponere’에서 유래했다. 고대 프랑스어 ‘Poste’에서 차용해 영어에서 ‘Post’로 쓰게됐다. 스포츠에서 포스트라는 말은 여러 의미로 사용한다.

딕슨 야구사전에 따르면 포스트는 11월부터 3월까지 비시즌동안 보유선수 명단을 기록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선수들의 통계를 기록하는 뜻으로도 사용한다. 포스트의 의미를 빌려 쓴 포스팅 시스템(Posting System)은 국내 프로야구선수가 미국에 진출할 때 최고 이적료를 써낸 메이저리그 구단에 우선협상권을 주는 공개입찰제도를 말한다. 2001년 7월 개정된 한국과 미국 선수 계약협정에 의해 도입된 시스템이다. 일본은 1998년 12월 미국과 포스팅 시스템에 합의했다. 이 제도아래서 자유계약 선수 신분이 아닌 선수들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경우,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에서 최고액을 제시한 구단과 독점 계약협상을 할 수 있다.

온라인용어사전에 따르면 축구에선 1834년 골포스트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Goal’과 ‘Post’의 합성어인 골 포스트는 득점을 목적으로 공을 그 안으로 차 넣거나 던져 넣기 위하여 양편 골라인선(線) 위에 세워진 문을 말한다. 득점을 의미하는 골과 기둥을 의미하는 포스트이 합해진 용어이다. 축구 뿐 아니라 핸드볼·하키·아이스하키·수구 등의 구기(球技) 종목에서 모두 골포스트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배구에서 포스트는 초창기 시절부터 사옹한 것으로 보인다. 1895년 윌리엄 모건이 창안한 배구 최초 규칙((Original Rules of Volleyball)에서 네트에 관한 사항이 언급돼 있다. (본 코너 487회‘ 배구 최초규칙(Original Rules of Volleyball)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참조) 네트를 세우기 위해선 포스트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다. 포스트라는 영어말은 일본과 한국 등에서는 지주(支柱)라는 한자어로 번역해 사용한다. 지탱할 지(支)와 기둥 주(柱)를 쓴 지주는 무엇을 버티는 기둥이라는 의미이다. 지주는 정신적, 사상적으로 든든히 받쳐주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인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하면 지주라는 말이 3번이나 나온 것으로 볼 때 한자어로 오래전부터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배구 용어로는 국내에서 한자어 지주보다는 영어 포스트를 더 많이 쓰고 있다.

국제적으로 배구 네트와 안테나, 포스트는 일본 굴지의 스포츠용품 회사인 미즈노의 계열사인 세노(Senoh)사 제품을 사용한다. 세노사 제품은 국제배구연맹 공인을 받아 생산하고 있다. 포스트는 2개 1조에 5-7백만원, 포스트 커버는 2개 1조에 1-3백만원대의 가격대를 각각 보인다. 국내 남녀 프로팀과 대학팀들은 대개 세노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구 경기는 단순한 장비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러 연령대와 다양한 선수층에서 즐기는 종목으로 실내, 야외 등에서 적절한 네트 장비를 사용해야 원활하게 즐길 수 있다. 네트와 관련해 세부 규정과 장비 운영 등에 대해 알아야하는 이유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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