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78] 배구에서 ‘킬(Kill)’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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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1-08-2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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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에서 4강 신화를 낳은 한국의 김연경이 터키와의 8강전에서 강타를 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처음 배구용어에서 ‘킬(Kill)’이라는 말을 듣고 좀 의아해했던 경험들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다. 1980-90년대 중고등학교 배구 경기를 보다보면 감독이나 관중들이 위력적인 강타가 상대 코트에 꽂히면 ‘나이스 킬(Nice Kill)’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죽인다’는 뜻을 갖는 영어 단어를 인기있는 스포츠종목에서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배구에서 킬은 상대를 죽인다는 뜻이 아니라 점수를 획득할 때 쓰는 용어이다. 리턴이 불가능할 정도로 세게 때리는 것을 의미했다. 테니스에서도 킬이라는 말을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원래 서브권을 갖는 사이드 아웃(Side Out)제가 실시됐을 때는 사이드아웃을 가져오거나 점수를 얻는 공격을 묶어서 킬이라고 불렀다. 현재는 득점을 얻는 공격만을 킬이라고 말한다.

옥스퍼드영어사전 등에 따르면 킬이라는 말은 다소 불명확한 기원이지만 상대에게 위해를 가한다는 고대 독일어 ‘Kwaljang’에서 유래됐다. 고대 영어 ‘Cwellan’, 중세 영어 ‘Cullen’을 거쳐 ‘Kill’로 쓰이게 됐다. 스포츠 용어로는 테니스에서 먼저 사용했으며 1895년 배구가 고안된 이후 볼을 상대 코트에 보내서 점수를 얻는다는 의미가 됐다.
스포츠용어로서 ‘Kill‘은 사실 어깨로 밀어서 던진다는 뜻인 ’Put Out‘과 같은 말로 쓰인다. 육상에서 포환던지기를 영어로 ’Shot Put‘이라고 말하는데 금속공을 어깨 높이에서 던진다는 의미이다. 골프에서 퍼팅(Putting)도 밀어서 던진다는 뜻이다. 야구에서 ’Put Out‘는 타자나 주자가 아웃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줄여서 아웃이라고 한다.

배구에서 ‘Put Out’의 의미를 대신해서 사용한 표준 용어가 ‘Kill’이 된 것은 정확한 시기는 확인되지 않지만 초창기 때부터로 추측된다. 일본 배구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 배구는 일본에서도 영어 단어로 썼던 킬을 그대로 사용했다.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에서 4강에 오른 한국의 에이스 김연경은 결정적인 고비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다이렉트 킬(Diret Kill)’을 터트려 분위기를 이끌었다. 다이렉트 킬은 상대방 쪽에서 넘어오는 볼을 직접 때려 넣는 것을 말한다. 김연경은 전위에서 상대의 볼이 넘어오는 것을 직감적으로 판단, 직접 강타로 밀어넣었다. 터키와의 8강전 마지막 5세트 후반 김연경은 8-7로 앞서는 상황에서 다이렉트 킬을 성공시키며 한국의 극적인 승리를 주도했다.

극적인 반전이 이루어지는 공격을 성공할 때 ‘Kill’이라는 말은 상황을 잘 표현하는 의미로 쓰인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의미로 쓰이는 ‘Kill’은 썩 좋은 뜻은 아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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