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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화의 사람 '人']‘높은 품격의 스포츠, 클린하키 만들겠습니다’ --제30대 대한하키협회 이상현 회장

2021-03-25 13:29

‘서로를 존중하는 품격의 스포츠, 클린 하키를 함께 해요’

대한하키협회 이상현 회장(44·주식회사 태인 대표이사)의 화두는 ‘스포츠윤리’와 ‘생존을 위한 변화’, 이 두가지로 요약된다. 지난 1월 12일 제30대 대한하키협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경기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스포츠윤리담당 부회장을 신설한데 이어 모든 집행부와 전국 지도자, 그리고 선수들에 이르기까지 스포츠윤리의 중요성에 대해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

제30대 대한하키협회장에 취임한 이상현 회장은 하키를 서로를 존중하는 품격의 스포츠로 만들기 위해서는 스포츠윤리의 토대위에서 거눙허하다고 역설했다.[사진 정지원기자]
제30대 대한하키협회장에 취임한 이상현 회장은 하키를 서로를 존중하는 품격의 스포츠로 만들기 위해서는 스포츠윤리의 토대위에서 거눙허하다고 역설했다.[사진 정지원기자]
이상현 회장이 스포츠윤리에 온 힘을 쏟는 데는 인권을 존중하고 공정한 하키 문화 조성이 될 때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고 누구나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깨끗한 하키가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클린하키 만들기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상현 회장을 만났다.

- 취임 후 두 달여가 지났는데 소감은.
► 협회장이 되기 전까지는 막연한 느낌으로 하키를 보았지만 실제로 취임하고 나니 소소한 것부터 먼저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협회 조명부터 환하게 바꿨습니다. 작은 변화지만 우리 협회 미래를 밝게 만들어 나가자는 의미로요. 그만큼 우리 하키인들이 일거수일투족을 바꿔나가야 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때입니다.

- 구상하는 바람직한 하키협회는
► 회장에 취임해 대한하키협회의 목적에 대해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올림픽 , 아시안게임 메달이나 성적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하키라는 스포츠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하키가 갖고 있는 스포츠 정신을 어떻게 우리 사회에 더 널리 퍼지게 할 수 있을까에 더 많은 생각이 미쳤습니다. 바로 하키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입니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윤리적 공정성이 필요하고 윤리적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고 지엽적인 성과에 연연하다보면 결국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협회의 운영이나 사업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계획입니다.

- 협회장에 당선된 뒤 첫 마디가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자’였는데.
► 처음 생각한 막연한 생존의식보다 현장을 지켜보니 더 심각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하키인 모두가 새로운 마음으로 뭉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 특히 스포츠윤리를 강조하는데.
► 이제는 하키 뿐만 아니라 모든 종목들이 스포츠윤리를 기반으로 살아남기 경쟁을 해야 합니다. 공정하고 인권이 존중되는 그 바탕 위에서만 메달이 빛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로부터도 소외받게 되고 우리 스스로도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을 상실합니다. 그래서 취임하자마자 경기단체 최초로 윤리 담당 부회장직을 신설했고 그리고 회장 직속 신고센터도 열었습니다. 그리고 클린 하키 캠페인을 시작했습했습니다. 클린 하키 캠페인을 통해 지도자 교육, 학생 선수교육, 그리고 캠페인 운동 표어 포스터까지 굉장히 다양하고 전방위적으로 우리 스포츠윤리의 바탕위에 클린 하키를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 나갈 계획입니다.

이상현 회장이 남자 국가대표 이정준 주장(오른쪽 성남시청)과 여자 국가대표 천은비 주장(왼쪽 평택시청)과 함게 클린하키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 정지원 기자]
이상현 회장이 남자 국가대표 이정준 주장(오른쪽 성남시청)과 여자 국가대표 천은비 주장(왼쪽 평택시청)과 함게 클린하키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 정지원 기자]


- 하키 발전을 위해 구상하는 부분이 있다면
► 다섯 단계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 하키인들이 단합입니다. 흩어지면 앞날이 없습니다. 두 번째는 인권을 존중하고 공정하고 깨끗한 하키 환경 조성입니다. 세 번째는 이 바탕위에 하키인들이 국민들 곁으로 다가가는 ‘소통하는 하키’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안정적인 재정확보입니다. 윤리적인 바탕과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상태라야만 안정적인 재정 후원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대회를 활성화시키고 국가대표 선수들의 다양한 해외 대회 참가를 통해 경기력 향상을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다섯 단계 발전 방안 로드맵은 모두 고리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그 어느 하나라도 헝클어지면 전체가 헝클어지는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5인제 하키 활성화를 강조했는데
► 전체적으로 운동을 하는 학생 수가 전반적으로 줄었고 하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키를 접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5인제 하키가 전문뿐만 아니라 생활체육에서 하키를 활성화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5인제는 11인제보다 당연히 경기장이 작습니다. 그래서 좁은 장소에서도 하키를 즐길 수 있습니다. 스틱과 볼은 똑같고 기본적인 플레이하는 방법이나 룰도 유사합니다. 따라서 5인제 하키를 통해서 기술적인 부분을 익힐 수 있어 11인제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5인제 하키 활성화를 위해 주한 외국인 중심으로 하키클럽을 조직하고 초등학교 클럽팀 창단에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

- 당장은 하키 육성교나 실업팀 부족도 문제인데
► 당장 해결책을 내 놓기는 어렵습니다. 하키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품격 있는 고급 스포츠라는 이미지로 새롭게 재탄생하는 게 먼저입니다. 스스로 자정노력을 통해 윤리적으로 어떤 종목보다 우위에 있다는 인식을 얻어야만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될 때 기업체들도 단순한 스폰서십에서 벗어나 '우리도 하키 팀을 만들어 보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저변이 이루어 질 때 학교팀과 실업팀이 늘어나고 퀄리티가 올라가게 됩니다.

- 재정지원이 관건인데
► 회장으로 협회에 재정 지원을 하겠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아 스폰서십 구하는 게 중요한 과제입니다. 올해는 의류업체인 '조마스포츠'와 1년에 2억 원씩 2년 협찬 계약을 했고 신집행부를 출범하면서 재정적인 후원을 해 주시기로 하신 분들을 많이 모셔서 과거보다는 더 여유가 생길 것 같습니다. 이런 협회 재정 문제도 결국 하키협회 이미지와 하키에 대한 인식과 같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차근차근 만들어나가겠습니다

이상현 회장이 대한산악연맹 회장을 역임한 아버지 이인정 회장(앞쪽)과 함께 암벽등반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이상현 회장 제공]
이상현 회장이 대한산악연맹 회장을 역임한 아버지 이인정 회장(앞쪽)과 함께 암벽등반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이상현 회장 제공]
- 우리나라 첫 3대 연속 경기단체장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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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할아버지(고 구태회 전LS전선 회장)께서 1967년도에 대한역도연맹 회장을 지내셨고 아버지(이인정 회장)께서는 지난해까지 대한산악연맹회장을 하셨습니다. 역도연맹 회장 시절의 외할아버지 기억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산악인이시기도 했던 아버지와는 어렸을 때부터도 손을 잡고 산에 다녔던 추억이 많습니다. 또 한국 등산학교 교장선생님도 역임하셨는데 그땐 제가 학생으로 입교해 암벽등반을 실제 배우고 또 같이 등반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까운 거리에서 활동하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경기단체 회장이라는 자리가 기업체와는 달리 여러 사람의 다양한 의견을 잘 받아 들여서 통합의 과정, 화합의 과정으로 가는 자리구나. 참 어려운 자리라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보아 왔습니다. 그래서 제 개인으로는 대한하키협회장이란 자리가 더 무겁게 느껴져 더 책임감을 갖고 임하고 있습니다

- 혹 아버지께서 해 주신 조언이 있다면
► 많은 하키인들을 만나고 지역 협회까지 직접 내려가서 소통을 해야 된다고 몇차례 강조하셨습니다. 행동거지를 조심하고 너무 한쪽 시각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마음과 귀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듣고 그걸 바탕으로 판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대한민국 기부 가이드북’도 출간했는데
► 군 생활 할 때 첫 기부를 시작해 대학생 때도 이어왔고 이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더 크게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부를 하면서 보니 기부자들이 기부자로써의 권리를 가지고 활동에 대한 결과도 보고받아야 하는데 기부할 때만 우대를 받고 그 뒤에는 모금기관 입장에서 운영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기부를 할 것인지를 안내하는 책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 4년 정도 자료를 모아 대한민국 기부 가이드북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평양 능라도 경기장 앞 이상현 회장[사진 이상현 회장 제공]
평양 능라도 경기장 앞 이상현 회장[사진 이상현 회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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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남북체육교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는데
► 대한체육회 남북체육교류위원회가 출범할 때부터 지금까지 쭉 위원으로 활동했고 그동안 체육관련으로 세차례 평양을 다녀 왔습니다. 남북체육교류 현장에서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힘이 우리 민족 화합과 통합을 위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대한체육회가 남북 체육 교류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 우표와 화폐수집에도 취미가 있고 전시회도 했는데
► 우표 중에는 스포츠 우표가 굉장히 많습니다. 남과 북의 스포츠 우표들이 만나는 자리를 통해 향후 우리가 스포츠를 통한 화합의 메시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특히 우표는 문화적인 아이콘이기 때문에 북측에서도 부담이 없고 정치적으로도 부담이 없습니다. 남북 스포츠 우표를 통해서 전시를 열고 또 나아가 해외에 있는 문화원을 통해 해외 전시도 하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대한민국 하키가 발전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윤리적인 문제가 중요합니다. 과거 윤리적 문제에 너무 매몰되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갈 것이냐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부정적인 비판이 아니라 그걸 넘어서서 희망적인 메시지 그리고 긍정적인 캠페인을 통해 미래지향적으로 도약을 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 하키는 남과 북이 교류를 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또 종목입니다. 지난번 도쿄올림픽 예선전을 치를 때 남북 단일팀 후보 종목으로 여자 하키가 거론되기도 했었습니다. 향후 남북 간에 화해모드가 생겨나고 하면 하키를 통한 남북교류를 좀 추진하고 싶습니다. 어떤 대회가 있을 때 만드는 갑작스러운 단일팀 추구가 아니라 그 전에 서로 오가면서 훈련도 하고 작은 국제대회라도 단일팀을 만들어보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교류를 쌓아 나간다면 향후에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남과 북이 함께 필드에 설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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