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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메이저리그의 암울한 미래...선수노조 파업 vs 구단주 직장폐쇄 불가피

2020-07-04 05:10

 지난 2월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시범경기.
지난 2월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시범경기.
[LA=장성훈 특파원] 1994년 8월12일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는 파업을 선언하고 경기 출전을 보이콧했다.

구단주들이 시즌 도중 계속해서 적자를 호소하며 팀당 연봉 상한제(샐러리캡) 도입과 수익분배 확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선수노조는 구단주들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정규리그보다 수익이 많은 포스트 시즌 경기를 앞두고 파업을 강행했다.

파업은 232일 간이나 지속됐다. 월드시리즈도 열리지 않았다.

해를 넘겨 1995년에도 선수들은 파업을 풀지 않았다.

개막 예정일을 넘긴 4월2일에야 선수들은 경기장에 돌아왔다.

당시 양 측을 오가며 중재한 사람은 빌 구드 당시 국가노사위원회 의장이었다.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던 그는 구단주들이 선수노조와 성실하게 협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수노조 편에 섰다.

그랬던 그가 2021시즌을 끝으로 구단주와 선수노조 간 단체협약 기간이 만료되면 메이저리그는 또다시 한동안 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 스탠포드대학교 법대 명예교수인 구드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컬의 팟캐스트 프로그램에 출연해 “구단주와 선수노조 사이의 앙금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선수들은 1994시즌처럼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파업을 하거나, 구단주들이 시즌 개막 전에 직장폐쇄를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드 교수는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은 선수노조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할 때 시즌 개막 전 직장폐쇄를 선언해 효과를 본 미국프로농구(NBA), 프로풋볼(NFL), 북미아이스하키(NHL)를 벤치마킹할 것”이라며 “구단주들이 시즌 개막 전에 직장폐쇄를 선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NBA와 NFL 구단주들은 2011년 시즌 개막 전 직장폐쇄를 선언해 선수들이 각각 161일간과 136일간 경기장에 나올 수 없었다. NHL은 2012년 9월 15일부터 2013년 1월 12일까지 폐쇄됐다.

구드 교수는 당시 NBA, NFL, NHL 구단주들이 “우리는 나중에 돈을 벌겠다”는 전략으로 선수노조를 굴복시켰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선수들이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부담을 감내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구단주들이 이용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경기 수를 놓고 구단주들과 선수노조가 줄다리기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드 교수는 메이저리그 구단주들도 이 점을 파고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구드 교수는 이어 선수노조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파업을 선언하며 구단주들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단주들이 포스트 시즌 수익에 목매고 있다는 사실을 역이용하겠다는 것이다.

구드 교수는 또 선수노조가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1994 파업 당시 버드 셀릭 커미셔너의 오른팔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릭처럼 오로지 구단주 편만 들고 있는 맨프레드 때문에라도 구단주들과의 승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 승부수는 파업이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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