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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추신수가 올시즌 불참을 선언해야 하는 이유

2020-07-02 04:28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
[LA=장성훈 특파원] 돈보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이 우선이라며 거액의 연봉을 포기하고 시즌 불참을 선언하는 메이저리그 스타급 선수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거취도 주목된다.

추신수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면서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레인저스 구단은 올 시즌에 참가할 60인 로스터에 추신수를 포함시키는 등 추신수의 참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댈러스 지역 언론들도 추신수의 올 시즌 활용도를 분석하는 등 그의 시즌 참가에 의문을 달지 않고 있다.

문제는 추신수 홈 구장인 텍사스주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텍사스주 일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2400 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최근들어 확진자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매일 4000~5000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게다가 추신수가 경기를 할 상대 팀들이 대부분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애리조나주 등지에 있다.

버스와 비행기로 이동해야 하고, 호텔에 머물러야 한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텍사스를 비롯한 이들 주에서 코로나19가 줄어들지 않고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MVP 출신인 밀워키 브루어스의 노장 라이언 브라운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2020시즌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 말리부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밀워키 행 비행기 타는 것조차 두렵다고 했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이안 데스몬드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555만 달러를 포기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마이크 리크는 가족과 논의 끝에 불참을 결정했다. 리크 역시 555만 달러를 받게 되어 있지만, 돈 보다는 가족을 택했다.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 라이언 짐머맨 역시 가족의 건강을 이유로 230만 달러를 포기했다.

내셔널스의 투수 조 로스도 56만 달러의 금전적 손해를 감수했다.

앞으로 더 많은 선수가 불참 선언을 할 것이다.

시즌이 개막하면 적지 않은 확진자가 발생할 것이다.

추신수가 특히 눈여겨봐야 할 점은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어떤 상황에 직면할 것인가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는 구단주들이 내년 시즌 개막에 앞서 적자를 이유로 ‘논텐더’ 선수들을 늘리는 것은 물론이고, 노장 선수들을 내치고 자유계약 시장을 얼어붙게 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논텐더’란 구단이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은 메이저리그 3~5년차 선수들에 대해 다음 시즌 재계약을 포기하는 것을 말한다.

올 시즌 후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게 되는 최지만이 이에 해당한다.

탬파베이 레이스가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는 최지만이 높은 연봉을 받게 될 경우 재정적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그를 ‘논텐더’로 풀어버릴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게 되면 최지만은 자유계약 선수가 돼 레이스 이외의 다른 구단과 계약할 수 있게 되지만, 다른 구단들의 재정 사정도 좋지 않다는 점에서 원하는 몸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추신수는 ‘논텐더’와는 관계는 없지만, 자유계약 신분에다 나이까지 많아 구단들이 그와의 계약을 주저할 가능성이 높다.

777만 달러라는 거액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추신수는 “나는 생명을 걸고 싶지 않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악화됐다.

추신수에게는 아내와 3명의 자녀가 있다.

레인저스에서 뛰면서 6년간 1억900만 달러를 벌었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불참하겠다고 선언한다고 해서 돌 던질 사람 아무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야구를 하겠다는 메이저리그가 정상이 아니다. 올 시즌 취소를 결정한 마이너리그가 정상이다.

이곳은 한국이 아니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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