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산책 35] 해안가 골프장 '링크스(links)'란 말은 어떻게 나왔을까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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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05-3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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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절벽 옆에 조성된 제주도 중문 골프클럽 코스.
수년 전 부부동반으로 미국 LA에 갔을 때 태평양 바다를 향한 시원한 풍광을 바라보면서 라운드를 했던 골프장이 있었다. LA 인근 로스버디스(Los Verdes) 골프코스였다. 고급주택이 즐비한 팔로스 버디스의 절벽과 해안의 풍광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퍼블릭 골프장으로 한국 교민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그린피가 20달러 안팎으로 아주 저렴해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부킹하기가 만만치 않다는게 이 골프장을 안내했던 대학 동기의 말이었다. 바로 옆에 그린피가 500달러가 넘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초호화 회원제 골프장과 좋은 대조를 보여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 골프장은 전형적인 링크스 골프코스였다.

지난 10여 차례 골프에 관한 용어를 살펴봤는데 대부분 용어가 스코틀랜드에서 기원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골프클럽, 캐디, 벙커와 해저드, 페어웨이 등은 스코틀랜드 골프 역사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말이었다. ‘링크스(links)’라는 용어도 마찬가지이다. 링크스는 고대 영어인 앵글로색슨어 'hlinc'에서 유래된 스코틀랜드어이다. 해안 모래언덕의 ‘능선’과 내륙의 높은 지역을 뜻한다. 한동안 이 단어는 흔한 풀밭을 의미했으며 오늘날에는 '더 링크스'라는 골프장을 가리키는 뜻으로 사용된다.

15세기 골프가 시작된 스코틀랜드에선 동부쪽 바닷가 링크스 주위에 골프장들이 있었다. 원래 이 지역은 얕은 상층토양과 모래 하층토양으로 이루어져 농작물 재배나 주택개발에 부적합해 경제적 가치가 낮았다. 링크스는 공유지로 관리되며 주민들에 의해 레크리에이션, 동물 방목, 그리고 옷 세탁과 같은 활동 등에 이용되었다.

링크스는 촘촘히 갈린 잔디와 함께 배수가 잘 돼 골프에 이상적이었다. 잔디, 덤불, 노출된 모래 등이 있는 지역은 현대 골프코스를 대표하는 상징이 됐다. 초기 링크 코스는 바다와 가까운 경우가 많았다. 아마도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모래 언덕과 비싼 비용이 드는 수제 골프공 때문에 별도의 위험 요소를 만들지는 않았다. 자연적으로 코스 모양이 세로가 없고, 해안 위치와 바람과 날씨가 골프 링크에 중요한 요소가 됐다.

링크스 지역은 모래로 되어 있고, 습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풀은 뿌리가 짧은 형태가 많았다. 러프 풀은 가늘고 길어서 빠져 나오기가 어렵다. 일년 내내 물이 잘 빠지고 매우 단단한 링크스 지역은 훌륭한 골프장의 자연적인 환경을 갖추었던 것이다.

19세기 중반 이전에는 기계식 잔디 절단기가 없었기 때문에 동물 방목 후 풀이 자연적으로 짧아진 겨울에 골프가 주로 행해졌다. 동해안의 링크 지역은 당시 골퍼들이 접근하기가 용이했다. 배수가 잘 된 링크스 코스는 겨울 골프놀이에 더 적합하고, 초기 가죽 바느질 골프 공이 크게 손상되지도 않았다.

1457년부터 1502년까지 왕실령에 의해 골프가 금지되었을 때, 골퍼들이 대중의 시야에서 벗어나 링크스 골프코스로 피했다는 사실은 골프가 공식적인 금지에도 불구하고 골프가 더 쉽게 행해지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1580년부터 1724년까지 안식일동안 골프를 비롯한 모든 운동을 금지하는 속에도 일요일 골프는 행해졌다고 한다.

전통적인 링크 코스는 종종 해안선을 따라 나란히 배치됐다. 골퍼들은 일련의 홀을 따라 마을에서 코스의 가장 먼 곳까지 ‘아웃’한 다음, ‘인’으로 되돌아왔다. 홀은 페어웨이와 그린을 조성했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링크 코스에는 ‘골프의 고향’으로 부르는 세인트앤드류스 올드 코스가 있다. 골프 메이저대회 중 가장 오래된 대회인 오픈챔피언십은 항상 링크코스에서 열린다. 링크와 링크형 골프장은 전 세계적으로 개발돼 바닷가에 스코틀랜드형의 깊은 벙커와 나무없는 코스 등을 재현하고 있다. 우리나라서도 2004년 아시아 최초로 미 PGA대회를 개최한 제주도 중문 골프장 등 많은 링크스 골프코스가 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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