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이승연은 가야CC를 어떻게 공략했을까? feat 장비 & 장비 활용

2019-04-23 12:13

프로 투어 첫승을 차지한 이승연. 사진 김상민 기자
프로 투어 첫승을 차지한 이승연. 사진 김상민 기자
이승연(21세, 휴온스)이 프로 투어에서 첫승을 거뒀다. 지난 21일 끝난 한국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스에서였다. 이승연은 160cm의 단신이지만 260야드에 육박하는 비거리를 주무기로 쟁쟁한 선수를 뒤에 세우고 첫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승연은 우승 직후 "와, 진짜 우승 할 줄은 정말 몰랐다. 우승은 하늘이 정해주는 거라고들 하는데 내가 그 주인공이 될 거라고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고 "올해 처음 한국LPGA투어에 데뷔해서 그저 대회마다 최선을 다해 시드 유지를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지 설마 내가 데뷔하자 마자 우승이라는 걸 하게 될 줄은 정말 기대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마지막 홀 챔피언 퍼트를 하기 직전까지도 우승에 대한 기대는 전혀 없었고, 그냥 즐기면서 재밌게 내 골프를 하자고 기분 좋게 게임에 임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다. 정말 그동안 부모님이 지원해주시느라 고생 많으셨다"면서 "특히 엄마가 너무 좋아하시는 걸 보고 이게 정말 행복이고 기쁨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절대 자만 하지 않고 초심 잃지 않고 대회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연은 어떤 장비를 가지고 있고, 그 장비를 활용해 어떻게 대회 코스였던 가야cc를 공략했을까? 우승 당시 이승연의 인터뷰를 통해 그 과정을 상세히 소개한다.
STROKE 이번 대회 1라운드는 정말 바람이 말도 안되게 많이 불었다. 특히 10번(파5) 홀은 최악이었다. 맞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었다. 나는 맞바람이 심하게 분다고 샷 메이킹을 다르게 하지 않는다. 체구는 작아도 비거리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그냥 원래대로 스윙하려 한다. 내가 사용하는 2019 프로 V1x의 강점은 바람에 강하다는 것이다. 맞바람에도 크게 거리 손실이 나지 않고 바람을 힘있게 잘 뚫고 날아가는 것 같다.


가야골프장은 이전 대회와 마찬가지로 그린이 무척 단단하고 빨랐다. 이게 작년 2부 드림투어와 가장 다르고 어려운 점이다. 그린이 단단하다 보니 공략할 때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항상 클럽 별로 스핀이 일정하게 발생해야 샷마다 헷갈리지 않고 자신 있게 칠 수 있다. 프로V1x는 정말 항상 일정한 스핀이 발생되서 그린에 떨어져서 볼이 어떻게 멈춰설지 예상이 가능하다. 그리고 예상을 거의 빗나가지 않아 다음 플레이를 차분히 생각할 수 있다.
TEE SHOT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타이틀리스트 915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그냥 어릴 때부터 타이틀리스트 로고가 너무 멋있었다. 또래 여자 선수가 타이틀리스트 클럽을 사용하는 걸 자주 보진 못했지만 타이틀리스트가 제일 멋있었다. 부모님한테 졸라서 타이틀리스트 풀세트를 맞췄던 게 생각난다.

TS2 드라이버(로프트 9.5도. 그라파이트디자인 투어AD MJ 5S 샤프트)의 강점은 방향성이 정말 좋고 약간 덜 맞아도 볼이 크게 삐뚜루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표현이 좀 이상한가? 어쨌든TS2는 정말 큰 미스 없이 예상한 범위 안으로 날아가준다.

915부터 917까지 두 모델을 사용했었고 작년부터 TS2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TS2가 역대 타이틀리스트 드라이버 중 비거리가 최고라고 판단한다. 이전 모델 때 쓰던 스펙과 별 차이 없이 TS2를 셋업했는데 안정성 뿐만 아니라 비거리도 확실히 좋아졌다. 특히 힘 빼고 가볍게 쳐도 맥스로 쳤을 때만큼 거리가 많이 간다. 지금 투어에서 김아림 프로님 다음으로 드라이브 거리 2등(약 258야드) 일거다. 이게 다 TS2 덕분이다. 더 열심히 해서 올해 드라이빙 거리 1등 한번 찍어 보겠다!!!
FAIRWAY SHOT 가야cc는 정말 전장이 길고 특히 파5 홀도 거리가 길어서 세컨드 때 우드를 많이 잡았다. 대회 최종일 파5 9번 홀에서도 세컨드 샷으로 TS2 페어웨이우드(로프트 15도)를 잡았었는데, 그린 좌우로 벙커가 있지만 그 사이로만 볼이 떨어지면 무조건 굴러서 온이 되기 때문에 자신있게 쳤다. 또 벙커에 빠져도 벙커 샷에 자신이 있어 고민 없이 시도를 했다. 아쉽게 벙커로 볼이 들어갔지만 그래도 뭐 그 홀에서 버디를 잡았으니 문제 없음!!!

타이틀리스트 클럽 중에서 정말 우드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뭐가 최고냐 하면 타이틀리스트 클럽이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난 내가 쳐본 그 어떤 우드보다 쉽고 편안하고 멀리 간다. 탄도도 정말 좋다. TS2는 디자인적으로 뒤에 꼬리가 더 나온 거 같으면서 더 편안한 느낌이다. 임팩트 때 잘 맞아서 좋은 느낌이 든다

이승연은 타이틀리스트로 모든 장비를 꾸렸다. 사진 김상민 기자
이승연은 타이틀리스트로 모든 장비를 꾸렸다. 사진 김상민 기자
APPROACH SHOT
가야cc는 그린이 상당히 딱딱하서 볼이 좀 튀었다. 그래서 아이언으로 핀을 바로 노리기 보다는 마운드에 태우거나, 퍼팅을 하기 좋은 쪽으로 보내기 위한 작전을 캐디와 짰다. 그래서 홀마다 그린 어느 지점을 노리자는 전략이 항상 있었다. 대회 3~4라운드 때는 바람이 별로 없어 대부분 세컨드 때 아이언이 잡히는 홀은 같은 클럽이 잡혔고, 그린을 공격적으로 때론 안전하게 공략했다.

718 AP2(5번~피칭웨지. NS프로 950GH R 플렉스)는 클럽 별 스핀량이 일정해 그린의 경도에 따라 볼이 떨어져 멈추는 정도가 거의 일정했다. 스핀이 일정하지 않으면 어떤 때는 볼이 바로 멈추고 어떤 때는 스핀이 풀려서 볼이 굴러가 버리는 경우가 있다. 718 AP2는 클럽 별 스핀량이 일정하기 때문에 핀 하이로 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항상 클럽 별로 예상되는 일정한 스핀량으로 그린에 떨어져 어떻게 멈춰설 지 예상이 가능하다. 샷마다 그에 맞는 메이킹을 했고 대부분 좋은 결과가 있었다.
AROUND GREEN 대회 최종일 10번(파5) 홀에서는 세컨드 샷이 그린에 살짝 미치지 못해 핀까지 약 20야드 정도 남았다. 그린이 볼보다 높은 상황이었고 앞 핀이라 볼을 떨어 뜨릴 공간이 많지 않았다. 범프&런을 하기엔 에지가 불규칙 했기 때문에 부담되었고 핀을 지나서는 내리막이라 자칫 잘못하면 볼이 많이 굴러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56도 웨지(바운스10, S 그라인드, SM7 모델)로 자신있게 강한 스핀 컨트롤로 핀 앞 그린에 떨어 뜨리면 분명 핀 근처에서 볼이 멈춰줄 거라고 믿고 자신있게 쳤다. 볼은 에지 바로 넘어서 그린 앞쪽에 떨어졌고 핀 옆에 잘 멈춰서 버디를 잡을 수 있었다.

또 9번(파5) 홀에서 세컨드 샷이 그린사이드 벙커에 빠졌는데 핀까지 거의 30m였다. 상당히 애매한 거리였다. 그래서 52도(바운스 08, F 그라인드) 웨지로 헤드를 적당히 열어서 자신 있게 치기로 했다. 그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52도 웨지가 스핀량도 적당할 거라 캐리도 더 보내고 만약 캐리가 좀 짧더라도 런이 좀 생길거라 생각했다. 56도가 아니라 52도로 치기로 결정했는데 역시 결과가 좋았고 그 홀에서도 버디를 잡았다.
PUTTING 뉴포트2를 작년 말부터 사용했고 현지 훈련 때부터 계속 연습 했다. 일자 퍼터 중 가장 기본적이고도 정석인 퍼터라고 생각한다. 어드레스도 잘 나오고 스트로크도 내가 제대로만 하면 항상 생각한대로 가줘 너무 마음에 들었다. 훈련 다녀와 보니 대회 때 사용했던 투어 전용 스카티 카메론 셀렉트 뉴포트2가 와있었다. 기존에 쓰던 일반 뉴포트2에서 페이스가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이었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다.

1부 투어 코스 셋업은 아무래도 그린이 빠르고 딱딱하다. 그래서 터치가 조금 소프트한 이 퍼터를 쓰니 딱이었다. 거리 감각도 좋고, 스트로크도 너무 잘 나와서 본대로 가주니 너무 좋았다. 나는 퍼팅을 할 때 루틴을 최대한 단순하게 하려한다. 어드레스 하면 컵 한번 보고 그냥 지체 없이 바로 친다. 퍼팅을 할 때는 최대한 단순하게 하자는 주의다. 너무 생각이 많아 지면 결과가 좋지 않다.

가야cc 그린은 컵 주변에 잔 경사가 많아서 어려웠다. 라인을 제대로 봤다면 들어갈 것이라고 믿고 모두 자신 있게 쳤다. 우승에 대한 기대나 부담이 없었으니 더 과감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 챔피언 퍼트는 한 1m 정도 였는데 무척 떨리긴 했다. 그래도 루틴대로 단순하게, 하지만 자신있게 치면 들어간다고 마음 편하게 생각했다. 그 퍼팅이 들어가서 우승까지 하게됐다.

[노수성 마니아리포트 기자/cool1872@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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