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PGA투어 대세는 클럽 무계약?

2017-11-20 06:00

[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지난해 8월 나이키 골프가 용품 생산 중단을 선언하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 중 일부는 혼란에 빠졌다.

나이키 골프는 간판 스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2, 미국)를앞세워 골프계를 주름잡았다. 이어 ‘차세대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28, 북아일랜드)와 기대주 토미 플릿우드(26, 잉글랜드), 브룩스 켑카(27, 미국), 토니 피나우(28, 미국) 등과 클럽 계약을 해 차세대 골프 스타 발굴에 혈안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골프 클럽 생산을 중단하면서 우즈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은 새로운 클럽을 찾아야 했다.

2016-2017시즌 초반부터 허리 부상에 시달려 9년 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친 매킬로이의 부상 원인도 나이키 골프의 철수 때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나이키 골프의 철수로 어쩔 수 없이 갑작스럽게 클럽을 바꿔야 했던 매킬로이가 단 시간에 여러 용품사의 클럽을 가지고 무리하게 테스트를 진행해 늑골에 피로골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나이키 골프의 철수는 PGA투어 클럽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젊은 선수들이 더 이상 클럽 계약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즈와 매킬로이는 테일러 메이드와 손을 잡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그렇지 않았다. 켑카와 플릿우드, 피나우는 독자 노선을 택했다.

지난해 세계 랭킹 16위이던 켑카는 클럽 계약 없이도 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메이저 첫 승을 기록했다. 또한 최근까지 세계 랭킹 7위를 지켰다.

이어 지난해 세계 랭킹 99위던 플릿우드는 80계단을 뛰어 올라 19위에 자리했고, 지난해 세계 랭킹 88위던 피나우는 41위까지 랭킹을 끌어 올렸다.

사실 PGA투어에서 선수들에게 클럽 계약이 가장 필요한 이유는 바로 세팅이다. PGA 투어 선수들은 평균 3개월에 한 번씩 자신의 몸에 맞게 장비를 새로 세팅한다. 이 때 용품사와 계약을 맺은 선수들은 용품사가 갖추고 있는 스윙 분석시스템을 통해 전문가와 함께 스윙을 분석한 뒤 클럽을 세팅한다.

뿐만 아니라 대회장에는 용품사의 투어밴이 존재하는데, 라운드를 앞두고클럽 정비와 수정 뿐만 아니라 대회 도중 선수의 클럽이 망가질 경우 같은 스펙의 클럽을 만들어 다음 라운드가 시작하기 전에 전달하기도 한다.

또한 스타 플레이어의 경우 클럽 회사와 용품 계약을 할 경우 계약금까지 두둑하게 챙길 수 있다.

하지만 클럽 계약에 있어 제약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 회사의 클럽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타 회사의 용품이 자신의 취향에 더 맞고, 경기력까지 더해진다 해도일단 계약을 한 회사가 있다면 필드에서 타 회사의 클럽을 사용할 수 없다.

사실 클럽 피팅의 경우 최근 일반인들에게까지 대중화가 되어있고, 용품사와 계약하지 않아도 자신과 함께 할 피팅 전문가들은 얼마든지 많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큰 매력은 아니다.

더욱이 클럽 계약이 아니더라도 의류 계약, 스폰서 등 기타 수입원이있는 선수들에게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용품 업체와 장비 계약을 하지 않고 자유롭게 클럽 선택을 하는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클럽 협상을 하지 않고도 우승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세계 랭킹 4위 마쓰야마 히데키(26, 일본)다. 마쓰야마는캘러웨이, 테일러메이드, 혼마, 스릭슨, 클리브랜드 등 용품사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클럽을 선택한다.

뒤를 이어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시아일랜드 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파72)에서 치러진 PGA투어 RSM클래식(총상금 620만 달러) 1라운드에서 9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올라선 크리스 커크(미국)도 용품 무계약자다. 커크 역시 PXG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현재 여러 클럽을 사용하며 2017-2018시즌 우승을 정조준했다.

이와 같이 장비 무계약자들의 상위권으로의 도약이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캐디백 속에 여러 용품사의 클럽을 넣은 PGA 투어 선수들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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