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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올림픽 지켜본 김효주 “실망요? 4년 뒤 준비해야죠.”

김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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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6-08-2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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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는올림픽기간국내에머물며샷을가다듬었다.성남=조원범기자
[성남=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낙담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그저 기우였다. 그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오전부터 줄곧 볼을 치고 있었다. 국내에 들어온 후 2주 동안 그랬다고 했다. 한때 ‘골프 천재’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았지만 올해 극심한 부진 끝에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김효주(21.롯데) 얘기다.

리우 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가 시작된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 골프장에 위치한 연습장에서 그를 만났다.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고 볼은 땀이 번져 반지르르 빛났다.

올림픽 기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휴식기에 들어감에 따라 그는 국내에 들어와 아마추어 시절부터 함께한 한연희 코치의 지도 아래 샷을 점검하고 있었다. 올해 최대 목표를 올림픽 출전으로 세웠던 그였지만 실패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4년 후의 ‘미래’를 얘기했다. 표정은 밝았다.

- 오늘부터 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세계 랭킹 4위까지 올랐고, 그래서 유력한 대표팀 멤버로 꼽혔고요. 하지만 지금 국내에서 연습하고 있습니다. ‘내가 거기에 있어야 하는데’라는 아쉬움 같은 건 없나요.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물론 아쉽죠. 제가 그곳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요. 하지만 다음 올림픽이 있잖아요. 지금부터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이에요.”

- 지난 3월 미국에서 만났을 때 ‘올림픽 출전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었는데요. 그 이후로 마음을 내려놓은 건가요.
“그랬죠. 자꾸 올림픽에 신경을 쓰다 보니까 더 망가지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일찍 마음을 접었던 거구요. 아쉽긴 해도 그렇다고 좌절할 정도는 아니에요. 오히려 지금보다 예전에 아시안 게임 때의 실망감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때에 비하면 이번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지금은 실망보다는 다음 올림픽을 준비할 때인 것 같아요.”

김효주는 2013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 무대에서 우승하고, 2014년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18홀 최소타(61타) 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오르는 등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하지만 태극 마크를 다는 데에는 이번을 포함해 두 번의 실패가 있었다. 2010년에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고, 올해는 한국 선수 상위 4명에 끼지 못했다.

- ‘골프 천재’로 불렸지만 미국 무대에 진출한 이후 성적이 기대보다 다소 부진한데요.
“골고루 안 되고 있어요. 스코어를 내는 데에는 페어웨이나 그린 적중률,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등이 중요해요. 이 중 하나만 잘 되더라도 어느 정도 스코어를 줄일 수는 있거나 크게는 안 망가져요. 그런데 이 부문 통계를 보면 골프를 잘 치고 있을 때에 비해 조금씩 다 낮아요.”

- 그래도 올해 그린 적중 시 퍼트 수는 괜찮은 것 같던데요.
“다른 것들이 안 되니까 그나마 나은 편이죠.”(하하)

- 작년에는 3개 대회(JTBC 파운더스컵) 만에 우승했고, 올해는 개막전(바하마 클래식)에서 정상에 올랐어요. 초반에 잘 치다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기세가 꺾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원인이 뭘까요.
“초반에는 대개 드라이버가 잘 안 됐어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샷도 종종 나오고요. 나무 뒤에서 치는 샷도 많았죠. 심적으로 불안하다 보니까 좀 더 집중을 하게 되고, 그래서 초반 성적이 괜찮았던 것 같아요. 뭔가 하나만 생각하면 됐거든요. 하지만 이후에는 아이언이 좋아지지 않으면서 성적도 나지 않고 있어요.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콘택트가 잘 안 돼요.”

- 아이언 샷은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인가요.
“제가 원래 리듬으로 치거든요. 근데 리듬이 안 맞아요. 계속 그 리듬을 살리려고 하는데 쉽지 않네요.

- 2주 동안 연습하면서 실마리는 찾았나요.
“좀 전에 찾았어요.(하하) 2주 동안 한 번도 못 찾다가 좀 전에요. 리듬도 그렇고, 스윙이 이뤄지는 것도요. (리듬이) 내일까지 가면 성공이고, 내일까지 못 가면 다시 찾아야 해요. 감이 왔다가 금방 가버려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감이라는 것도 사이클이 있어요. 원래는 2주 정도 그 느낌이 쭉 가는데 지금은 2주는커녕 금방 가버려요.”

김효주는 지난 6월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1라운드 때는 8오버파 79타를 쳤다. 둘째 날에는 6오버파 77타를 쳤다. 미국 진출 이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다음 대회에서도 컷 탈락을 했고, 이후 2개 대회에서는 30위 밖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7월 마라톤 클래식 3라운드에서는 3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지만 최종일 2오버파를 치며 무너져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어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는 또 컷을 당했다.

김효주는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최악의 대회”라고 회상했다. “홀마다 나무를 다 맞혔어요. 치면 딱딱 소리밖에 나지 않았죠. 나무도 울창해서 쉽게 탈출도 못하고, 레이업을 한 후 3온 2퍼트로 보기, 이런 식으로밖에 경기를 못 했어요. 아무리 나무가 많은 코스라도 뭔가 확신이 있으면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데 그런 게 없었죠. 대회 때는 너무 힘들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다가 이틀 정도 지나니까 ‘뭐가 문제였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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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희코치와함께스윙을교정중인김효주.성남=조원범기자


- 슬럼프라고 봐야 하나요.
“음... 슬럼프는 아니에요. 성장해 가는 과정 또는 잠시 천천히 걷는 중이라고 생각해요.”(하하)

- 다음 스케줄은 어떻게 되나요.
“토요일(20일)에 출국해서 미국 거쳐 캐나다 들어가요. 그곳에서 연습 라운드하면서 빨리 적응해야죠. 지금은 한 시합 한 시합 집중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잠시 쉬었던 LPGA 투어는 오는 25일부터 나흘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의 프리디스 그린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캐나다 여자오픈으로 일정을 재개한다.

김효주는 인터뷰를 마친 후 한연희 코치와 다시 샷을 점검했다. 한 코치는 “아이언 샷을 하면서 팔로스루 동작을 끝까지 크게 해야 하는데 자꾸 당기는 게 문제”라며 김효주에게 임팩트 후 오른발을 앞쪽으로 이동하면서 연습하라고 했다.

이번 올림픽을 국내 무대에서 지켜본 김효주는 그렇게 샷을 가다듬고 있었다. ‘여왕’ 박인비처럼 그 역시 화려한 귀환을 꿈꾸고 있다.

성남=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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