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매체의 혹평도, 주전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FA 시장에서의 냉정한 평가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하지 못한다면 선택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미국 스포츠 매체 클러치포인트는 최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김하성과 재계약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부상과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만큼, 구단과 선수가 서로 다른 길을 가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다.
클러치포인트는 애틀랜타가 이번 오프시즌 선발투수 보강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A 자격을 얻는 타일러 말리와의 재계약을 우선순위에 두고,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마우리시오 듀본도 붙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김하성은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애틀랜타에 내야 자원이 있는 만큼 유격수 자리에서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하성은 2026시즌 애틀랜타의 주전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했고,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뒤에도 타격감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성적은 51경기 타율 0.116, 출루율 0.219, 장타율 0.140에 그쳤다. OPS는 0.359였다. 홈런은 한 개도 없었고, 9타점에 머물렀다. 주전 유격수에게 기대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반등은 없었다. 8차례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볼넷 2개를 얻고 1득점을 올렸지만, 타격으로 존재감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부상으로 정상적인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클러치포인트도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서 더는 활약할 수 없는 선수라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정상적으로 시즌을 소화했다면 성적이 달라졌을 가능성도 인정했다.
그럼에도 애틀랜타와의 재결합에는 부정적이었다. 김하성에게 새로운 환경에서 재기를 모색할 기회가 필요하고, 애틀랜타 역시 유격수 보강 방향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하성에게는 뼈아픈 평가다. 2024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OPS 0.700을 기록하고 골드글러브 수상 경력까지 갖춘 내야수가 불과 2년 만에 재계약을 권하기 어려운 선수로 평가받게 됐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그동안 쌓아온 가치마저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김하성만 유독 메이저리그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메이저리그에는 김하성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액의 계약을 맺고도 구단에 막대한 부담을 안긴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선수가 앤서니 랜던이다. LA 에인절스는 2019시즌 워싱턴 내셔널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랜던에게 7년 2억45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안겼다. 그러나 이적 후 부상이 반복되면서 기대했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24년에는 57경기 출전에 그쳤고, 2025년에는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2026시즌에도 뛰지 않기로 하면서 사실상 계약의 마지막 해를 경기장 밖에서 보내게 됐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도 빼놓을 수 없다. 워싱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월드시리즈 MVP까지 차지한 그는 2019년 7년 2억45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흉곽출구증후군 등 각종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19시즌 이후 정규시즌 등판은 8경기에 불과했고, 2022년 6월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결국 2024년 은퇴를 선언했다.
두 선수 모두 팀의 핵심 전력으로 기대받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으면서 대형 계약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했다. 김하성의 부진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 시즌의 실패만으로 선수의 메이저리그 경력을 모두 부정할 수는 없다.
물론 랜던과 스트라스버그의 사례가 김하성에게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이들은 대형 계약을 맺은 뒤 장기간 부상에 시달렸고, 김하성은 다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FA 선수다. 처한 상황도 계약 규모도 다르다.
중요한 것은 김하성이 다음 시즌 무엇을 보여주느냐다. 부상은 피하기 어려운 변수지만, 재활과 몸 관리, 타격 준비까지 모두 운에 맡길 수는 없다. 이번 오프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메이저리그 생존을 좌우할 수 있다. 건강한 몸으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고, 타격에서 확실한 반전을 만들어야 한다. 수비력만으로 주전 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
김하성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한 선수다. 샌디에이고에서 보여준 수비력과 주루 능력, 2024시즌의 성적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의 성과만으로 다음 계약을 따낼 수는 없다. 구단이 원하는 것은 과거의 김하성이 아니라 앞으로 경기에 나설 김하성이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부진이 이어진다면 메이저리그에서 입지가 크게 좁아질 수 있다. 그때는 정말 국내 복귀를 진지하게 검토할지 결정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김하성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이 아니다. 혹평을 뒤집을 준비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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